2010. 10. 19 화 맑음
요즘 내 얼굴이 늙어가는 것을 느낀다. 지난 토요일, 성옥이에게서도 "언니는 생전 늙지 않을 것 같더니... 언니두 늙네." 하는 소리를 들었다. 늙지 않는 방법은 오로지 웃음 뿐일 듯한데 웃을 일이 별로 없다. 웃을 일 뿐 아니라 미소를 띌 마음의 여유조차도 없는 날들.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은 확실히 좋지 않은 것 같다. 하루종일 혼자, 밤에도 혼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인 내 단조로운 생활이 표정을 무표정하게 하고 머릿속에서 명멸하는 온갖 생각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어제 밤에 놀러와 끝에 얼핏 놀러와 세시봉 다시보기 무료라는 자막이 지나가는 걸 봤다. 지난번에 한 번 보고 싶어서 홈피에 들어갔을 때는 무료가 아니었는데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원해서 방법이 생긴 것 같다. 들어가보니 역시, 그냥은 아니었고 어느 사이트에 회원가입해주는 걸로 이틀동안 무료보기 할 수 있는 이벤트성 방법이었다. 우연히 채널돌리다가 중간부터 보게 되었던 놀러와의 세시봉 친구들 편이 너무나 재밌고 감동이었는데 오늘 다시보기하면서 미소짓고, 소리내 웃고, 따라부르고 혼자서 즐거웠다.
1편은 일하느라고 듣기만 하고 2편도 띄엄띄엄 볼 수밖에 없었지만 우연히 처음 봤을 때만큼 좋았다. 누군가가 먼저 노래를 시작하면 바로 함께 어우러져 부르는 화음과 여유... 남자들만의 화음이 얼마나 멋진지. 내가 즐겨 듣고 부르던 노래가, 노래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만약에 노래방이라는 것이 출현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노래방이 없던 시절에는 기타 반주에 다함께 화음 맞춰 부르는 것이 문화였지 않나. 만약에..라는 가정은 쓸데 없는 짓이지만 노래방이 없었더라면 놀이 문화가 좀 더 건전하지 않았을까? 음주문화도 이렇게 성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예능프로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오는 연예인들의 술자리 이야기들...이 나를 불편하게 하는데.. 돌아갈 수 없는, 다시 소유할 수 없는 아쉬움 때문에 더 아름답게, 더 안타깝게느껴지겠지.
그 때는 시간이 참 천천히 흘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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