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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잠깐 보게 된 라이언 퀸


지난주에 이어 어제도 TV에서 해준 다큐멘터리, 라이언 퀸의 끝부분만을 잠깐 보았다.

어디선가 손석희 교수 기사에서 봐서 알고는 있었지만 언제 어디서 하는지도 몰랐는데

우연히 3부작 중 끝 부분만을 두 번 보게 된 거다.

어제는 사냥나간 엄마사자가 사냥에는 실패하고 뒷다리가 찢어져서 돌아온 모습을 보았는데

어찌나 처참하고 불쌍하던지..

사람이라면 누군가 도와줄 수도 있겠지만 자연상태에서 살아가는 사자들에게야...

다행히 촬영팀이 연락해서 수의사가 와서 처치를 했지만

얼금얼금 몇바늘 꿰맨 정도.

결국 촬영진은 다음 촬영 때 그 사자를 볼 수 없었다고 한다.

또 하나 새끼사자들.

초원의 건기는 동물의 왕이라는 사자에게도 어김없이 넘기기 힘든 고통이었다.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굶주린 사자 가족들.

제일 약한 새끼사자가 무리에서 쳐진다.

다리는 힘이 빠져 질질 끌리고 온몸은 말라서 앙상하게 뼈가 드러난다.

결국 무리를 쫒아갈 수 없다고 판단한 새끼사자는 말라빠진 풀섶에 가서 눕는다.

그 새끼사자는 다시는 눈을 뜨지 못했다.

엄마사자와 새끼사자의 죽음을 보고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도 아니고 내가 어쩔 수 있는 상황도 아니지만

너무나 불쌍해서 딱 목놓아 울고 싶었는데

TV를 혼자 보는 것도 아니었으니 울 수도 없었다.

요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기 시작했다.

이제 앞부분 해제를읽고 난 상태라읽기를 시작한 단계인데

새끼사자가 먹지 못해 불쌍하게 굶어죽은 것처럼

지구상에 많은 아이들도 그렇게 먹지못해 죽어간다.

내가새끼사자가 굶어죽는 것을 보고 마음아파한 것처럼

많은 사람들, 특히 아이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그들을 지은 분은 얼마나 마음아파하실까.

동물도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더라.

사람처럼 손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사람처럼은 못해도.

생각할 수 있고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데,

무엇보다 곡물 생산량이 세계인구를 모두 먹여살리고도 남음이 있다는데

왜 우리는 죽어가는 사람을 돕지 않는가.

몰라서일 수도 있고 관심갖고 싶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방법을 몰라서일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어서 더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당장 내가 무엇을 시도하지는 못하더라도 책을 읽으면서 실상과 이유를 알게 되면

앞으로 내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라이온 퀸, 그 다큐멘터리를 다시 보고 싶다.

바쁘지 않을 때 찾아봐야겠다.

라이언 킹이 아니라 사실은 라이언 퀸이었던 것이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수컷이 참 불쌍하다. 사람의 세계와는 반대로..

또하나 그 다큐멘터리를 보고 놀란 것은

사냥나갔다 돌아오면 먼저 엄마사자(할머니사자)한테 가서 인사(스킨십)하고 새끼들과 스킨십을 한다는 것.

사자 가족은 사람들이 보고 배워야 할 진정한 가족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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