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나들이
김형원 지음
도서출판 선미디어
★★★★☆
이 책은 저자 김형원이 그의 아내와 2006년 당시 고1, 중1이었던 두 아들과 함께
16박 17일로 유럽 8개국을 다녀온 기록이다.
4인가족 여행 총 경비 1,300만원.
비행기, 기차, 배, 호텔과 유스호스텔, 하루의 민박까지
16박17일간의 모든 일정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한국에서 미리 예약을 하고 떠난 일정이었으며
한국인이 별로 이용하지 않는 유럽의 저가항공을 이용하면서까지 알뜰하게 여행한 기록이다.
이 가족은 긴 유럽여행을 앞두고 예행연습삼아 2박 3일의 일본여행까지 다녀왔다.
저자의 성격이 책의 짜임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예약을 하는 방법과 준비상황을 시작으로
영국 - 이탈리아 - 독일 - 스위스 - 프랑스 - 노르웨이 - 스웨덴 - 핀란드 순으로 이어지는 일정에 따라
움직인 동선과 보고 느낀 것들이 기록되어 있고
각 나라를 떠나는 끝부분마다 그 나라에서 쓴 경비를 꼼꼼히 기록해 두었다. 심지어 화장실 사용료까지. -.-;;
벌써 3년이 지났고 세월은 앞으로도 흘러서 그때의 비용과는 좀 다른 상황이 되겠지만
유럽여행을 앞두었다면 참고가 될 만하기는 하다.
16박17일동안 8개국을 돌아다닌다는 것은 많이 돌아다닌 것에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유럽의 많은 부분을 개략적으로 훑고 지나갔다는 얘기이니까.
이 가족들은 다음에는 두 세개의 나라씩 묶어서 집중적으로 보고 오는 여행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이들 가족의 여행테마 중 하나는 유럽의 초고속열차를 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다 타보다는 것이란다.
세계의 5대 고속철이 독일의 ICE, 프랑스의 TGV, 일본의 신칸센, 우리나라의 KTX, 스페인의 AVE 라는데
한국의 KTX는 타본 적이 없지만언제든 타려면 탈 수 있는 것이고 일본 신칸센은 예행연습 때타보았으니
나머지를 타보고 오겠다는, 고속철 뿐 아니라 시속 200키로 이상 되는 특색있는 기차도 다 타보겠다는 계획이 있었는데
역시 스페인의 AVE를 빼고는 모두 타보고 온 모양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KTX가 세계 5대 고속철인지도 몰랐지만
새마을호보다도 비좁고 불편했던 KTX가 그렇게 꼽히는 열차였나 싶기도 했다.
얼마전에 내 일기장에 내가 가난해서 아쉬운 것 한가지를 꼽자면 밖으로의 여행을 못하는 것이라고 쓴 적이 있다.
이 책을 읽으니 또한번 내 가난함의 아쉬움이 밀려오지만
한편 생각해 보면 간절히 바라면 또 못할 건 뭔가 싶기도 하다.
다만 그만한 간절함이 없고 여행을 다닌 가치를 펼쳐내기에는 내가 너무 늙었다는 생각이 든다.
남들은 등산복 점퍼로 중무장하고 오르는 알프스산을 반팔 반바지와 샌들을 신고 오르는 청춘가족들의 검소한 여행이야기.
저자가 스스로도 이야기하지만 가족이 함께 고생하며 여행한 이 기억이
아이들의인생에서 새로운 세계에 눈뜨는 기회와 가족의사랑과 유대를 확인하는 계기, 또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고
아이들과 아내를 위해 이 여행을 준비한 저자에게는 뿌듯함이 남을 것이다.
남들이 이 책을 보면 재미있을지 어떨지 모르겠다.
나는 내가 너무나 잘 아는 한 가족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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