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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제발 끝내자구요...

지난 화요일 오후, K에게서 핸드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를 확인하고 받지 않았다.

K와 K의 아내에게서 오는 전화를 받지 않고 문자에 대답하지 않은지 오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 문을 노크하고 뜸을 들이다가 들어오는 사람,

그 사람이 K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사무실에는 나 혼자 뿐이었다.

반가웠었지. 예전에는. 이렇게 생각지 않게 찾아오면 정말 반가웠을텐데

지금은 숨이 콱 막히는 느낌이다.

K를 사무실 저끝 쇼파에 앉으라 하고 나는이끝 내 자리에 앉았다.

커피를 한 잔 내주고 거래처에서 오고 있는 사장님이 빨리 도착하기만 기다렸다.

점심은 드셨냐는 말, 근처에 볼 일이 있었느냐는 말 외에는 더이상 할 말이 없다.

지루하게 시간이 지나가고 사장님이 들어와서야 침묵이 깨졌다.

사장님 생일 선물을 못드려서 왔다고 책을 한 권 주고 내게도 한 권 주고 간다.

기분이 나쁘다.

분명하게 얘기도 했고 내 태도는 옛날과 완전히 달라졌는데

바보도 아니고 눈치 없는 사람도 아니건만 도대체 왜 이렇게 길게 힘들게 하는지.

이건 분명히 K가우리를 우습게 여기는 것이다.

결국 내 입에서 칼이 나가야만 이 관계가 끊어질 것인가.

나는 칼을 뱉고 싶지는 않은데,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은데.

제발 더이상 내 감정이 나빠지지 않게 지금이 상황에서 끝났으면 하는 마음 뿐인데...

지난 내 생일 때 집으로 쳐들어와 주고 간 책도 읽지 않은채로 그대로 있다.

이 책도 나는 읽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우리에게 주는책을 고르면서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나는 그것이 싫다.

도대체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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