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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일기

090905 - 현성이 결혼

2009. 9. 5 토 맑음

태안 작은아빠네막내의 결혼이 있어서 다녀왔다.

아침 8시에 창동 동생 아파트에 가서 차를 얻어타고2시간 30분이 걸려서 갔다.

자주 보는 친족 뿐아니라 얼굴도 잘 모르는 친척분들을 많이 뵐 수 있었다.

그곳의 문화대로크게 치르는 결혼식, 옆에서 보기에도 피곤해 보였다.

그래도 막내까지 모두 결혼을 시켰으니 태안 작은아빠 엄마는 마음이 편해졌을 것이다.

4시 30분이 넘어 출발했는데 돌아오는 길은 거의 5시간 가까이 걸렸다.

갈때는 지철이 부부와 한진이 나 넷이 타고 가서 편했는데

돌아오는 길에는 엄마아빠가 다음날 돌아오시려다가 같이 오는 바람에

게다가 다른 작은아빠들 차들이 다 떠난 다음에 출발하는 바람에 지철이 차를 타고 나왔는데

타고오기가 마음이 편치 않았다.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달라고 해도 내려주지도 않고...

7인승이라 해도 뒷좌석은 자리가 많이 불편한데 한진이, 그 꼬맹이가 그곳에 타고 왔다.

그런 상황에서 다섯시간 가까이 걸려서 오니 내 마음이 많이불편했다.

그냥 편하게 처음부터고속버스 탈 생각을 할 것을..

요즘 왠지 전같지 않아서 고속터미널에서 집까지의 거리가 부담스러워서 편하게 갔다오려다가 기분만 안좋아졌다.

오늘 아침 출발준비할 때부터 가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었는데 차마 축의금만 보낼 수가 없어서..

다른 집안과는 다르게 워낙 작은아빠들의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 자랐고 친하게 지냈기 때문에

아마도 내가 가지 않으면 작은아빠가 많이 실망할 것이 뻔하여 안 갈 수는 없었다.

별이 아빠가 같이 가지 않은 것도 작은아빠는 섭섭해 하셨다.

가면 반갑고 그런 기회 아니면 뵙기 어려운 분들도 뵈니까 좋은데도 아침에 가기 싫었던 것은

순전히 내 자존심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요즘 내 마음이 많이 약해지는 것 같다.

오늘도 몇번이나 울컥거리는 마음을 남몰래 진정시키느라고 힘들었다.

다음부터는 남들이 좀 섭섭해 하더라도 나로서는 이제 할만큼 했으니 상황에 따라서 행동해야겠다.

장손의 맏딸이라고 나는 내 친정쪽으로 일이 참 많았고 어쨌든 그 책임들을 성의껏해왔다.

장손의 맏딸이 얼마나 부담스러운 것인지 별이 아빠는 결혼할 때 생각지도 못했었다. 아니 나조차도 그때는 몰랐다.

그래, 사실 안하면 그만. 누가 시집간 조카가 잘한다 못한다 말하겠는가마는..

내가 받은 기대와 사랑이 컸고 관계가 친밀했기 때문에 그래왔을 것이다.

앞으로는 적당히 해야겠다. 이제는 그래도 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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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느낀 점은..

오늘 기분이 저조해서기도 했겠지만 많이 피곤했다.

오늘같으면 해외여행은 커녕 국내 여행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다.

젊어서 놀고 젊어서 여행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