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25 금 맑음
이사준비랄 것도 없지만
그래도 이사 날짜를 받아논 두어 달 전부터 기분내키는 날에 하루는 책 정리로, 하루는 옷 정리로 보냈는데
그 이후로 쭈욱 신경안쓰고 있다가 어제 문병가기 전 잠깐, 그리고 오늘 서랍들을 정리해 놓고
베란다 창고도 들여다 보았다.
★이 학교다니는 동안은 이사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그랬는지 이사가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막상 전세계약을 하고 두어 달의 날짜를 받아놓으니 마음이 달라진다.
전부터 공기 좋은거야 인정하는 거였지만
공기도 좋고 벌써 더워진지 오래인데 시원하다못해 춥기까지 한 내 집에 더 정이 간다.
그렇다고 진행된 일을 뒤집을 수도 없고, 또 내 계획도 있는 거니까.
인터폰 모니터가고장난지 오래된 걸 별로 불편한 줄 모르고 그냥 살다가
오늘에서야 AS를 불렀는데 대충 견적이 7만원 정도가 나온단다.
떼어가서 고쳐야 한다고 해서 떼어가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속이 쓰리다.
★이 넘도 이사가면서 뭘 고치느냐고 하는데
이사를 가지만 그래도 집이 내집인데 고쳐놔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지만...
우리가 이 집에 다시 돌아오게 될 지, 아니면 우리에게 적당한 곳이 다른 곳이 될 지 모르지만
섭섭해지려는 마음을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고 스스로 위로한다.
주택 살아봐서 불편한 거 참을만 하면 한옥에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오늘 갑자기 했다.
인터넷에 뜬 한옥이 정말 맘에 들었다.
그 기사를 보고 또 검색해서 더 찾아보면서
★이 아빠를 DIY 취미를 갖게 해서 나중에 집을 지어서 살면 어떨까 꿈같은 생각도 해 보았다.
★이 아빠라면 충분히 할 수는 있을텐데 문제는 또 돈이 되겠지. ㅎㅎ
주공에서 짓는다는 한옥아파트 사진도 너무 멋있었다.
대청도 있고 안마당도 있고... 정말 그런 곳에 살면 너무너무 평화롭고 행복할 것 같아 보였다.
그 정도 공간을 만들려면 50여 평은 되어야 할 것 같더만.. 지금도 눈에 삼삼하다. ㅎㅎ
샤워실만 확실하게 난방이 된다면 - 주택은 대체로 추우니까 -
조금 춥고 불편한 것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사는 것이라 여기고 감수할 수 있겠구만..
아참, 일단 돈이 문제였지...
한옥주택 건축자재가 표준화되고 보편화된다면 가격도 지금처럼 많이 들지는 않을 거라는데
앞으로 살 날이 40여 년.
그런 복이 또 내게 있을지 어떻게 알아. 기대해보는 거지 뭐. 꿈 꿔보는 거지 뭐.
정 그것이 좋으면 ★이 아빠 손 빌려서 지어보는 것지 뭐..
아쉬운 마음, 섭섭한 마음 접어 두자.
내가 이 집보다 좀 더 나은 집으로 간다면 아마 이런 마음이 덜 할지도 모르는데
아마도 이 집보다도 못한 곳으로 가게 되니까 더 섭섭한지도 몰라.
아니지, 어떤 상황이든 5년을 문제 없이 우리 가족 행복하게 살았던 이 터전을 떠나는 것은 섭섭할 거야.
그래도 팔지 않고 가니까 두고두고 섭섭하면 ★이 나가살라 하고 우리가 들어오지 뭐.
내일, 이사하는 모든 과정이 순조롭기를...
' 열린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90703 - 별의 忍 훈련 (0) | 2009.07.03 |
---|---|
090626~090628 - 이사와 정리 (0) | 2009.06.30 |
090625 - 병문안 (0) | 2009.06.25 |
090621 - 예배, 춘석, 걷기 (4) | 2009.06.21 |
090618 - 아들넘과 쇼핑 데이트, 그리고 깨달은 것 (0) | 2009.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