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21 일 맑음
오늘 예배는 1, 4부는 연세대 부총장이 2, 3부는 연세대 총장이 설교를 했다.
설교 전 설교자 소개를 하면서 연세대학교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순간적으로 불쾌한 마음은 들었지만 좋게 생각하기로 하고 넘겼다.
그래도 마음은 명쾌하지 않았다.
연세대 총장을 설교자로 청할 수는 있지만 왜 연세대 홍보 동영상을 예배시간에 보아야 하는가.
담임목사의 말씀도 좋고 지향하는 바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부분은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랬는데...
방금 인터넷에 들어가보니 연세대학교에서 열리기로 한 노무현대통령 추모공연인
다시 바람이 분다를 학교측에서 불허해서 성공회대학교에서 열렸다는 기사가 뜬다.
뭐냐, 이거. 그런거였어? 그런거야?
요즘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서 우리 목사님은 어떻게 보는가가 궁금했었다.
매 주일 설교마다 한마디의 언급이라도 있을까 귀를 세웠지만 없었다.
나는 요즘 상황을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판단하실까 궁금하다.
궁금할 뿐 그분의 뜻을 알 수가 없으니
기독교계의 반응이 궁금하고 우리 교회의 반응이 궁금하고 목사님의 시각이 궁금했던 것이다.
나는 요즘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씩 실망을 하고 있다.
신앙과 삶이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면, 분리되어서는 안되는 거라면
우리는 현실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잘못된 것을 고쳐야 할 것이다.
입으로만 억눌린 자, 가난한 자를 도울 것이 아니라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실천해야 한다. 손을 내밀어야 하고 발을 내딛어야 한다.
크고 시원한 교회 안에서 우리가 평화로운 얼굴로 예배드리는순간에도
고통과 눈물속에서 애타게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힘있는 자, 가진 자의 편에 서는 건 누구라도 쉽게 할 수 있다.
힘 없고 연약한 자, 가난한 자의 편에 서는 것은, 그들의 친구가 되는 것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예수님은 하셨고 그래서 교회가, 우리가 그것을 해야만 한다.
교회는 깨어 있어야 한다.
하나님은 교회만, 교인만 지으신 것이 아니라 그들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온 세상 만물을 지으셨고 그 모든 것의 주인이시며 당신이 말씀과 손으로 지으신 그 모든 것들을 보고 기뻐하셨다.
교회는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을 평화롭게 정의롭게 만들어 가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이것은 내가 내게 하는 말이다.
춘석이와 점심을...
K의 아내가 다녀간 후 나는 답답한 마음을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싶었는데
춘석이 밖에는 상황을 아는 사람도 없고그 친구라야 조언을 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음 주초 점심시간에 춘석이에게갔다와야겠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랬는데 오늘 갑자기 점심먹자는 연락이 와서 추어탕집에서 점심먹고 수유재에서 차 한잔 했다.
내가 할 얘기를 풀어놓기에는 시간이 적당하지 않아서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햇다.
부도 후에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들었고
요즘 술 안마시고 운동과 다이어트에 열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식습관도 바꿔서 아침 저녁은 간단한 과일 야채 위주로 먹는데 몸이 좋아지는 걸 확실히 느끼겠다고 한다.
보기에도 얼굴이 좋아 보였다.
여러가지로 힘들겠지만 춘석이, 잘 해내리라고 믿는다. 잘 해내기를 바라고.
교회얘기도, 교회 친구들 얘기도 들었다.
나랑 너무 비슷했는데 나는 이렇게 혼자 떨어져 나왔지.
춘석이는 그 교회를 끝까지 잘 다니기를 바란다.
그 교회를 통해서 성숙해 가기를 바라고 쓰임받기를 바란다.
아, 나도 내 본 교회로 돌아갈 수 있으면... 그러나 그것은 헛된 꿈. 가망이 없는 일인 줄은 안다.
그곳은 내가 있던 곳이 아니다. 이미 변해버린 교회.
사랑이 식은 연인처럼 사랑할 수 없는 관계...
춘석이가 부럽다.
중랑천 걷기
저녁 일찌감치 먹고 중랑천에 도착하니 7시 30분.
금요일 밤부터 허리가 아픈 것이 더 심해져서 어제 오늘은 몸이 많이 괴롭다.
걷기하러 나가는 게 자신이 없었지만 걷는데까지 걷다가 힘들면 돌아오자 하고 ★이 아빠랑 같이 나갔다.
춘석이 얘기, 송천 친구들 얘기, k와 k의 아내 얘기, 사장님 얘기..를 하면서 걸었다.
한 시간 걸어서 석계까지 갔다가 돌아오는데 다른 때보다 한 번을 더 쉬었다.
돌아올 때 녹천교 밑에서 도저히 허리, 다리가 아파 걸을 수가 없어서 잠깐 더 쉬었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안좋긴 안좋다.
병원에 갔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가는게 두렵다.
꼬리뼈도 여전히 아프고, 아니 요즘 좀 더 심한 것 같고 허리도 아프고..
아, 어떻게 해. 무서운데..
요즘 바쁘지 않으니까 이런 때 가봐야 하는데...ㅠㅠ
' 열린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90625 - 이사준비 (0) | 2009.06.25 |
---|---|
090625 - 병문안 (0) | 2009.06.25 |
090618 - 아들넘과 쇼핑 데이트, 그리고 깨달은 것 (0) | 2009.06.19 |
090617 - 미화를 만나다 (0) | 2009.06.17 |
090616 - 은밀한 저항 (0) | 2009.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