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달리기
달시 웨이크필드 지음 / 강미경 역 / 랜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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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서른셋의 아름다운 나이, 그녀는 ALS(일명 루게릭병)를 선고받았습니다.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해 줄 사랑을 만나고 싶었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시작되려는 순간 신은 그녀에게ALS라는 시련을 주었습니다.
남아있는 날들을 살아있는 기쁨으로 채울 것인가, 죽어가는 슬픔으로 흘려버릴 것인가?
그녀는 내일 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바로 그 순간, 그녀 인생에 기적이 시작됩니다.
달시 웨이크필드는 스미스 대학을 졸업하고 에머슨 대학과 뉴욕 주립대학에서 예술석사학위를 받은 후
서던메인커뮤니티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쳤습니다.
이 책은 그녀가 ALS로 세상을 떠나기 전, 1년 남짓한 기록입니다.
컴퓨터에 의지해 눈동자의 움직임만으로 이 책의 최종교정을 보며ALS조차 침범할 수 없는
삶의 아름다움을 전한 달시를 우리는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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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셋의 달시는 활동적인 성격에 달리기와 수영 등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달시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고 엄마가 되고 싶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데이트 주선업체의 문도 두드려보았지만
가장좋은 데이트 주선업체는 정자은행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인공수정을 준비하며 기다리던 중에
스티브라는 남자와 메일을 주고받게 되었다.
한달여 동안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둘은 가까워졌고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곧 ALS 진단을 받았다.
그들이 처음 메일을 주고받기 시작한 때와 병의 진단이 내려진 때의 기간은 불과 4개월 여.
스티브는3,347키로나 떨어진 곳에서 살다가 달시와 함께 있기 위해
9년동안 살던 콜로라도의 집을 처분하고 달시가 사는 곳 메인으로 왔다.
그토록 원하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 아기도 갖으면 되는데,
이제 행복이 시작되는가 했는데 너무나 큰 시련이 행복과 함께 왔다.
달시는 소망하던 아기를 갖기로 결심한다.
함께 살면서 신체의 기능을 하나 하나 잃어가고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적어져간다.
발을 사용할 수 없게 되고 손을 사용할 수 없게 되고 말도 할 수 없게 되고...
조금씩 조금씩 멀쩡한 정신이, 달리는 사람의 영혼이 육체에 갇힌다.
메일을 통해 가까워진 스티브를 2003년 6월에 만났고 10월에 병의 진단을 받았고
그해가가기 전에 아기를 임신했으며 2004년 9월에 아기를 낳았고
2005년 4월에 이 책이 출간되었고(샘에게 바치는 나의 자장가)
그리고 그해 12월에 달시는 떠났다.
살아있는 마지막 순간을 치열하게 살며 기록해 놓은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많이 생각했다.
달시 뿐 아니라 스티브에게도.
짧은 시간에 어떻게 그렇게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자신의 많은 것들을 희생하면서, 고통이 뻔히 보이는 길을함께갈생각을 할 수 있을까.
또 자신 때문에 얼마나 상대편이 힘들지 예상하면서 함께 할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얼마 남지 않은 목숨을 단축하면서까지 아기를 낳을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을까.
그 상황에서 아기를 낳을, 아기를 낳아 기를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나라면 어땠을까?
무엇이 그 둘로 이 모든 어려운 상황을 가능하게 했을까.
사랑? 긍정의 힘?
오래 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었다.
천천히 늙어서 죽고 싶다고. 죽음을 예감하면서 죽고 싶다고.
죽음을 앞둔 마음을 살펴보고 싶다고. 그리고 할 수 있다면 그 마음을 글로 표현해보고 싶다고.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그랬듯이 이 책도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마음을 가르쳐준다.
안타까운 내용의 이 책이 마음을 평화롭게 해준다.
한편으로는 아직도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내 모습이, 자라지 못한 내 모습이 답답하기도 하고..
2009.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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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4. 19
요즘 달시와 스티브의 사랑과 죽음에 대해서 자꾸 생각하게 되는데
내 주위에도 그런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기억났다.
아, 그렇구나. 그런 사랑이 가능한거구나.
그렇다면 나도 상황이 그러면 그런 사랑을할 수 있을지도 몰라.
그 생각이 떠오른후 우리가 한참 연락이 없었다는 사실도 기억해 내고
어제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지 않는다.
못받는 걸까 안받는 걸까 아니면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연락을 취할 다른 방법이 없어서 문자만 보내놓았다.
그렇다. 내가 바쁜 동안 전화가 오지도 않았고 메신저에서도 통 볼 수 없었다.
어쩌면 지금 언니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고통스럽게 지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얼마나 나만 생각하고 사는 사람인가.
이런 내가 야속해서 전화를 안받았을지도 몰라.
다시 연락을 해봐야겠다. 어딘가에 집 전화번호도 있을텐데 찾아봐야지.
모든 것이 다 때가 있고 때를 놓치면 후회하고 말 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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