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향기,
교실 창문을 열어놓을 때쯤에 온 사방에 가득한 아카시아 향기,
여름의 푸르름을 지나 가을의 화려함,
늦은 가을의 낙엽타는 향기.
내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추억의 시절 추억의 동네에 갔었다. 내가 지나다니던, 우리 학교보다도 초라했던 한신대학교는 새로운 건물이 많이 지어져서 그 시절과는 많이 달라졌다. 내가 다니던 학교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쌀쌀한 봄바람이 내 발길을 막아 초입의 한신대학교대학원으로 들어갔다. 여느 학교와는 다른 조용한 분위기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학교 안에 새로 개업했다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밀리의 부탁을 받아서 사가지고 간 케잌을 자르고 학교를 나와서는 학교 아래에 있는 생맥주집으로 갔다. 과반수 이상의 멤버가 술을 즐기지 않는 이들이라 커피집에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술을 즐기지 않는 친구가 커피를 마셨으니 맥주를 마셔야 한다고.. ㅎ
방으로 예약을 했다는데 착오가 생겨서 홀에서 식사를 하는 바람에 케잌에 촛불은 켰어도 생일축하 노래도 제대로 불러주지 못했다. 케잌의 초 세 개는 3월생 3인을 의미. ^^
맛보다는 향!!
음식 맛도 괜찮았지만 건물을 들어서면서부터 풍겨오는 음식의 향기가 참 좋았다. 갑자기 배가 꼬르륵 꼬르륵~
나온 음식 중에 삼합이 있었는데 살면서 먹어본 홍어 중에서 가장 강한 암모니아 냄새를 풍겼다. 먹을 때는 좀 괴로웠는데 지금 생각하면 땡기는 것이, 이래서 사람들이 다시 찾게 되는 음식인 모양이다.
차도, 저녁도 그 학교의 교수로 있는 밀리가 샀다. 회비를 낼 생각을 했었는데 본인이 사기로 한 거라고 하면서 계산을 한다. 나는 그런 글을 읽은 기억이 없고. -.-;; 벌써 밀리에게 밥을 얻어먹은게 여러번째다. 자주 만날 수도 없는데..
맥주집에 들어가서 얼마 되지 않아 밀리가 꾸벅꾸벅 졸아서 학교로 돌려보내고 남은 친구 넷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다. 아무래도 요즘 시작한 잉카계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 얘기하던 중에 별이의 꿈에 대해 얘기가 나왔다. 두 남자친구들이 관심을 가지고 들어주고 물어봐 주는 바람에 얘기가 길어졌는데 지나고 나니 좀 후회가 된다. 꿈 이야기인 것을... 어쨌든 그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내가 좀더 확실하게 별이를 밀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친구들이 내게 조금 더 구체적인 희망을 갖도록 용기를 주었다고 할까. 얘기한 것, 얘기가 길어진 건 후회하지만 내게는 사실 좋은 깨달음의 시간이었다. 두 남자친구들이 멀리 사는 터라 10시 정도에 헤어져 그닥 늦지 않게 집에 도착했다. 멀리 온 친구들, 그나마 늦지 않게 보내줘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