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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삼청각의 봄햇살

 

아아, 이번 주간은 왜 이리 바쁜고.. -.-;;

 

 

 

 

은실이, 지난 연말에 딸래미 결혼시켰다고 밥을 산대서 삼청동에서 수제비를 먹었다. 미경이가 차로 나를 픽업, 중간에 은실이 픽업. 시간은 조금 늦어 아마 1시쯤에 수제비집에 갔을 것이다. 옹심이와 감자전, 파전과 함께 동동주 반 단지를 시켜서 먹고 커피를 마시러 삼청각으로 갔다. 아직 나무에 물이 오른 것도 꽃이 핀 것도 아니지만 대기는 쌀쌀해도 햇살은 따사로와 봄이 멀지 않다는 것이 느껴졌다.

 

커피숍에도 홀보다는 바깥에 사람들이 앉아 있어 우리도 따뜻한 창가로 자리를 잡았더니 햇살이 어찌나 따뜻한지 옷을 한 겹 두 겹 벗어놓게 되더라. 아 햇살이 얼마나 큰 에너지인지는 쌀쌀한 날에 햇빛가득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에너지, 공짜 에너지가 감사하다.

 

은실이가 5월에 언니랑 영국에 간다고 하니 미경이는 자기도 같이 가자며 출발일, 출발비행기를 메모하면서 나보고도 같이 가자고 한다. 흠.. 들은척 만척.. ㅎ 미경이는 이제 중학교에 들어간 쌍둥이 둘을 키우고 있지만 그런 면에서는 참 여유롭다. 시간, 경제적인 게 다 해결이 된다 해도 초등학생 둘을 놓고 여행하는 것이 보통 사람으로서는 여간해서 힘든 일인데 해마다 몇 번씩을 그렇게 여행을 다닌다. 그래보지 못한 나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들고 때로는 부럽기도 하다. 사람은 제 그릇만큼 사는 것 같다. 나는 그릇이 작은 것이지..

 

    

 

 

급 번개

 

아침에 출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성호에게 전화가 왔다. 문균이가 골프 끝나고 서울로 같이 올라가서 친구들을 보고 싶어한다고. 번개를 하면 어떻겠냐고. 별 생각없이 그것도 괜찮겠네 하고 끊고 났는데... 그랬는데... 끊고 나니 후회가 들었다.

 

이번 주간에는 원래 있던 약속 두 번에 세 번의 예상치 못했던 약속이 생겨서 일주일에 이틀 정도만 약속을 잡겠다는 내 예정과는 완전히 빗나가고 있는 터다. 여전히 나는 친구들의 만나자는 기별이 반가운가보다. 연락이 문자나 카톡으로 연락이 왔더라면 생각할 시간이 있어 내가 다르게 대응을 했을텐데 즉답을 해야 하는 전화라 내 피곤한 사정을 잠시 잊은 듯하다. 게다가 급벙개에 누가 나올 수 있을까. 어쨌든 대답은 했고 벙개는 쳤다.

 

그런데, 참석여부를 댓글로 써주면 고맙겠다고 했는데 불참하겠다는 댓글을 먼저 써주는 건 무슨 경우?? 하하.. 가끔 동호회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 모임 공지에 "나는 못가" 하고 먼저 댓글다는 부류.. 그것이 참 한심하게 보여서 나는 내가 가지 못하는 모임에 못간다는 댓글은 달지 않는다.

 

다행히 진수가 온다고 했고 진수 본지 오랜 나는 진수 보는 데에 의미를 두기로 마음 먹었다. 영숙이와 진수, 셋이 부대찌개와 밥과 소주 한 병을 먹으면서 한시간 이상 수다를 떨다보니 골프갔던 친구들이 도착을 했다. 문균이는 사진상으로 나이가 꽤 들어보인다 생각했는데 직접 보니 그렇지는 않았다. 사진보다는 실물이 좀 젊어보이는듯. 낮에도 점심약속으로 서너 시간 친구들과 있다보니 앉아 있는 게 참 피곤했다. 10시 가까이에 규혁이가 도착했고 10시 20분쯤 품앗이에서 나왔다. 품앗이의 영업시간은 10시. 시간을 지켰으면 내가 좀 더 편했을텐데.. ㅎㅎ

 

영숙이와 나는 전철타러 가고 남자친구들끼리 남아 뒷일을 도모했을 것이다. 아마도 당구를 치러 가지 않았을까.

 

벙개친다고 하고 곧 후회하긴 했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시간을 보냈다. 영숙이와 백화점 윈도쇼핑도 하고 오랜만에 진수랑 얘기도 하고 골프팀들 환영도 해주고 문균이랑 첫 인사도 하고... 내가 좀 피곤했지만 친구들이 그런대로 만족한 느낌.. 뭐 이제는 자주 있을 일도 아니고...

 

 

힐링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은 대부분 재미있다. 맘에 안들 때도, 맘에 안드는 부분도 있지만 내가 감당할만한 모임이니까 참석하는 것이므로. 모임마다 특징이 있고 분위기가 다르고 내게 주는 의미가 다르지만 함께 만나고 웃고 떠들 수 있는 친구들이 소중하다. 그중에 특히 내게 스승이 되는 친구, 힐링이 되는 친구가 있다. 자주 만나지 못해서 아쉬운 영우,  홍수. 그리고 아득하게 멀리 있는 연희, 미경이, 정순이, 그리고 은미. 멀리 있는 친구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이 내가 만나기 힘들어서일까 싶어서 생각해 봤더니 그게 아니었다. 연희, 미경이, 은미는 내가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에 정말로 사랑했던 친구들이다. 하필 그런 친구들이 내게서 멀리 있는 것이지. 다시 볼 수 없는 은숙언니도 나를 참 좋아했고 나 또한 좋아했던 사람. 단순히 멀기 때문에 아쉬운 것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또 나를 철저하게 실망시킨 친구도 있다. 규현이.. 그 친구는 왜 그랬을까.

 

다시는 볼 수 없는 친구, 만나기 힘든 친구들은 마음 속에 별이 된다. 멀리서 반짝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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