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사양의 태블릿을 저렴하게 구입하고 스스로 기뻤다. 사고 난 후에도 소셜이며 쇼핑몰들 확인해보지만 내가 산 것보다 더 싸게 나오는 것은 아직 못봤다.
나는 주용도를 독서용으로 잡았지만 만져보니 태블릿은 어른용 장난감으로 훌륭하다. 하루하루 사는게 심심해보이는 P님에게 태블릿을 적극 추천했다. 게임도 하고 컴맹도 탈출하고 티브이, 동영상도 볼 수 있다면서. 귀가 얇으신 P님은 내 유혹에 귀가 팔랑팔랑... 그래도 대기업 태블릿을 사라는 말은 안들어서 내가 산 회사의 제품을 사기로 했다. 10.1인치짜리.
5월 9일부터 순차배송하겠다더니 5월 9일에 받아보게 만드는 빠른 배송. 색상 선택하는 옵션이 없었는데 검정색이 왔다. 케이스를 끼워주는 최저가 행사에서 샀는데 아마 이것도 더 싸게 나오는 것은 당분간 보기 힘들 것이다. 사무실에 놓고 다니고 주말에나 집으로 가져갈까 한다고 하고 연세도 있으니 큰 것이 낫겠지 싶었다. 막상 받아보니 솔직히 내 것은 괜찮은 것 같은데 P님 것은 그저그런 느낌.
구글에 회원 가입도 해주고 KBS 앱, 고스톱 앱도 다운받고 카카오톡도 다운받아서 기본 세팅을 했더니 오래 지나지 않아 날라오는 카톡 메시지. 카톡 사용하는 걸 가르쳐 주고 답글을 보내라고 했더니 핸드폰과 다른 글자 입력방식에 버벅거리면서도 몇 줄을 보낸다. 하하.. 생각해보니 핸드폰 문자보내기도 내가 가르쳤군.
그리고 하루가 지난 오늘 나는 깨달았다. 내가 내 발등을 찧은 것을.
뉴스를 본다면서 종일 티브이를 켜 놓고 있는거다. 시끄러워 죽겠다고 헤드폰을 사야겠다고 했지만 노인한테 나 편하자고 헤드폰 씌워놓을 수도 없고... 티브이를 켜놓고 신문을 보기에 보지 않을 때는 끄라고 했더니 조용해졌다. 일할 때는 소리나는 것이 거슬리지 않는데 글을 쓸 때나 책을 읽을 때는 소리나는 것이 집중을 방해한다.
아무래도 나를 위해서라면 생각이 짧았던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