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즐거움
김열규 지음 / 비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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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구경하다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지은이가 소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서였다. 미국 유학시절 보스톤 근교의 월든 호숫가를 산책하며 소로처럼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고 그 다짐대로 이순이 되던 해에 낙향을 했다고 한다. 32년생, 한국학의 석학이라고 소개가 되어 있다.
처음 읽기 시작할 때는 노년의 고집이 보여서 거부감이 조금 들었으나 곧 해박한 미술과 예술, 문학에 대한 지식과 그것을 노년과 결부시켜 엮어내는 글의 깊이가 느껴졌다. 책에 인용해 실은 미술작품들은 이북의 특성상 크기가 작아 보기 어려웠으나 그 말하고자 하는 뜻은 충분히 알 것 같았다. 우리 아빠보다 세 살이 연상, 노년의 연세라 그런지 책을 읽으며 일반적으로 접하기 힘든 단어, 고어를 많이 만났다. 옛날에 우리 할머니한테 들어본 듯한...
나와 세대가 달라서인지 현실적으로 노년을 바라보는 시각은 달랐다. 따로 사는 부모님에게 용돈을 얼마나 드리나 라는 질문에 30.8%가 단 한 푼도 주지 않는다고 대답하고, 주더라도 한달에 10만원 미만이 26%, 11~20만원이 19.3%, 21만원~30만원이 10.6%, 30만원 이상이 12.8%로 나타났다는 통계결과를 보고 이것이 바로 한국의 노년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이며 이런 현실을 참상이라고 부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그리고 개선을 바란다면 노년들이 일어나야 하고 노년의 문제는 노년이 앞장서서 풀어나간다는 단호한 결의로 궐기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느낀 내 감정은 아마도 세대차이일 거라고 판단했다.
나는 이 문제는 솟구치고 떨쳐야 하는 게 아니라, 단호한 결의로 궐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앞세대 뒷세대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함께 윈윈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앞세대는 나보다 더 힘든 시대를 살면서 우리를 길러낸 세대이고 우리 뒷세대는 우리가 잘 관리하지 못한 자연과 바르게 세우지 못한 체제와 질서 속에서 앞으로 긴 세월 힘들게 살아야 하는, 형제도 없는 우리의 자식세대이기 때문이다. 세대간에 갈등이 있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그 갈등을 부추겨서는 절대로 안된다. 앞세대, 우리세대, 뒷세대가 아니라 고마운 부모와 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자식의 문제가 아닌가. 한정된 자원(재원)으로 앞세대와 나와 뒷세대가 다같이 여유로울 수가 없다면 내가 좀 줄이고 앞세대와 뒷세대를 배려해야 한다. 정년연장 문제, 청년실업 문제, 국민연금 문제 모두다 그 선상에서 생각해야 한다.
노년이 즐거워야 한다. 마찬가지로 모든 세대가 다 행복해야 한다. 함께 어울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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