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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일기

가족 식사

 

아빠 팔십 생일을 앞두고 가족끼리 점심을 먹었다.

 

아빠 형제, 엄마 형제 함께 모셔서 대접해 드리는 식사가 팔십에 어울리겠지만 아빠가 거동이 불편하니 그런 자리 마련해도 편치 않고 이미 칠십을 넘어 팔십을 향하는 작은아빠들에게도 부담이 될 것 같아서 간단히 우리끼리 하기로 했다. 엄마 아빠, 우리 삼남매. 그중 하나는 결혼을 하지 않았으니 전 가족 모여야 10명이다. 조카 하나 외국에 있으니 아홉. 가까이 있는 이모를 오시라고 해서 열명이 함께 식사했다.

 

주차하기 좋은 곳,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 턱이 없어서 휠체어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곳이라야 우리가 갈 수 있는 식당. 아빠는 휠체어에 탄 채로 식탁의 중심에 앉고 둘러서 우리 가족들이 자리했다. 엄마가 기도를 하고 한정식에 와인. 조카 하나가 빠졌지만 가족이 모두 모인게 얼마만인지. 그래선가 엄마 아빠는 기분이 아주 좋아보였다.

 

2시간 정도 식사를 하고 각자 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기. 생일이 너무 간소해서 죄송한 마음이 든다. 정정하시면 여행도 할 수 있고 친인척, 친구 불러 대접도 할만한데 거동이 힘드니 모든 것이 다 생략..  필요한 것도 없어보이고 해드릴 것도 없다. 하여 그냥 봉투를 챙겨드렸는데...

 

한참 후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아빠가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컨디션도 좋다고. 그리고 내가 드린 봉투를 받고 아주 좋아하신다고. 그 얘기 들은 나, 쓰지도 못하는 돈이 뭐가 좋으냐고 소리를 고래고래. -.-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돈을 쓸 수 있는 형편도 아니면서 챙겨드린 용돈을 그리 좋아하다니. 돈이 뭘까..

 

모였을 때 사진이라도 찍었어야 했는데 건조한 우리 형제는 누구 하나 사진찍을 생각도 안한다. 다음에 한.나.가 돌아오면 다같이 열 식구가 스튜디오에 가서 사진을 한 장 찍어놔야지. 휠체어에 앉은 아빠를 가운데에 모시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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