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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마음 따뜻한 영화 - 언터처블


수요일 4시 반이 지나서 갑작스럽게 영화 예매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내가 가진 50% 할인 예매권은 전날 5시까지 예매를 해야 되므로 시간이 촉박해서 제대로 검색을 하지도 못하고 언터처블이라는 영화를 예매했다. '왜 이 영화를?' 이라는 물음에 '그냥' 이라고 했지만 아마 이 영화를 머리속에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개봉하기 한참 전부터 지하철 승강장에 붙어 있던 광고 포스터가 따뜻하게 보였었다.

수요일 저녁, 급하게 예매를 하곤 제목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가 목요일에 검색을 해보니 프랑스영화란다. 아뿔싸. 같이 영화를 보기로 한 영우는 프랑스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텐데... 언젠가 프랑스 영화를 같이 본 친구는 다시는 나랑 영화를 보지 않겠다고, 다시는 프랑스 영화를 보지 않겠다고 한 적도 있어서 나는 프랑스 영화를 재밌게 보지만 함께 보게되는 친구에게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머, 그래도 장르가 코미디, 드라마니까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막상 영화를 보니!! 참 재미있었다. 상위 1% 부자인 필립과 하류인생 드리스의 이야기. 영화 초반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 자막이 나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는 또다른 기대가 생기는 법.

만남이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이 영화는 보여준다. 몸을 쓸 수 없지만 부족한 것 없는 삶, 주변에 사람은 많아도 진심으로, 솔직하게 대하는 사람이 없는 삶. 필립의 삶은 얼마나 지루했을까. 그 지루한 삶이 드리스를 만나면서 유쾌한 삶 - 여전히 몸을 쓸 수는 없지만 - 으로 변하게 되고 지레 포기한 또다른 사랑까지도 드리스의 도움을 받아 이루게 된다.

드리스 또한 강도 전과자, 가난하고 무식하고 희망없는 삶 밖에는 눈앞에 펼쳐진 것이 없었지만 필립을 만나 필립의 손발이 되어주는 도우미 일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된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하기 싫은 일을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진심으로 필립을 이해하고 배려함으로 기쁘게 일하고그러면서 그의 난폭한 삶은 조금씩 순화되어간다.

영화의 마지막은 드리스가 필립과 필립의 펜팔 여자친구를 만나게 해주는 것으로 끝이 나지만 엔딩 후에 올라가는 자막에서 필립은 결혼을 해서 두 자녀를 낳고 드리스는 회사를 경영하는 경영자가 되어 지금도 살아 있다고 한다. 그리고나서 두 남자의 영상이 나오는데 아마도영화의 실제 인물인 듯하다.

영화보면서 유쾌하게, 또 통쾌하게많이 웃었는데 영화를 보면 유쾌하게 웃는 부분과 통쾌하게 웃는 부분이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하..

영우는 마지막에 뭔가 더 있을 거 같은데 끝났다고 하면서도 재밌게 봤다고 한다. 내가 본 프랑스 영화들은 대부분 싱겁게 시작해서 싱겁게 끝나던데 아마 그 느낌을 말하는 것 같다. 일상의 어느 한 편을 보여주는 것 같은, 그래서 끝맺지 않는 것 같은..

괜찮은 영화였다.

최근에 본 영화가 여러 편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록을 남기지 못했는데 이 영화는 어느새 기록을 남기고 있다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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