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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캐롤






학원 수업이 끝나고 밤 10시가 넘어 영화를 봤다. 끝나고 나니 12시13분. 막차 바로 전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요즘은 늘 보는 잡지에 영화소개가 한 주 건너서 나오는 것 같다. 엊그제 잡지에서 캐롤을 읽고 아, 이건 봐야해!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밤늦게야 볼 시간을 낼 수 있었다.


무조건 영화 같이 보겠다고 따라나선 학원 친구가 부담이 될 줄은 생각 못했다. 그냥 혼자 볼 것을..


심리묘사를 어떻게 할까가 궁금했다. 내가 공감할 수 있을까. 역시 영화는 짧았다. 나에게는 두 사람의 심리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면 원작 소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리스본행 완행열차처럼 이 영화의 원작소설도 결국 읽게 될까.


영화는 어제 보고 영화에 대해 찾아보기는 오늘 찾아봤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미리 찾아봤더라면 좋을 뻔했다. 50년대의 미국 사회는 어땠을까. 81년에 이민을 떠났던 연.희.가 84년에 첫 방문을 했었는데 그 때 들은 얘기가 미국에서는 여자들끼리 손도 안잡고 팔짱도 안낀다 그랬다. 그러면 이상한 사이로 본다고. 그당시에 우리는 친구들과 손잡고 팔짱끼고 다녔는데. 갑자기 그 생각이 들었다.


또 오래 전 논술지도자과정을 공부할 때 토론 수업을 위한 숙제로 필라델피아라는 영화를 본 적 있었다. 에이즈에 걸려 죽는 주인공이 동성애자였는데 죽기 얼마 전, 병실에 누워 있는 주인공과 그의 손을 꼭 잡고 바라보는 연인의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고 안타까운지 참 마음아팠다. 필라델피아에는 내 기억에 19금 장면이 없었고 캐롤에도 없기를 바랬는데.. 


아름답고 슬프기도 하고 갑갑하기도 했던 영화. 50년대가 배경이라 어디에서나 흡연하는 장면이 나와 보는 내내 목이 아픈 환상통에 시달렸다.


사실은, 여섯살 즈음에 내가 느꼈던 가슴쿵쿵했던 그 느낌과 비교하고 싶었는데 비슷한 느낌을 전혀 받을 수가 없었다. 그 시절 그 느낌은 뭐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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