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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동주






시인 탄생 100주기 즈음에 나온 영화 동주.

윤동주 시인에 대한 특별한 감성은 나만의 것이 아닐 거다. 그의 시 한 편을 외워보지 않은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을까? 감수성 풍부한 사춘기 시절에도 생각이 깊어가는 청년의 시기에도 몸이 늙어가는 갱년기에도 가끔씩 외우고 읖조리는 아름다운 시.


영화에서 동주의 시를 읽고 나면 쓸쓸해진다는 여진의 말은 내가 시인의 시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었다. 어떻게 그런 시를 쓸 수 있을까. 지금 내가 보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 그 시절은 이십대도 어른이었는데 지금은 오십대도 철이 없구나 생각이 든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이었고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일본의 거리 풍경도 그랬다. 영화는 시인에게만 시에만 집중하게 만든다. 일본 고등경찰의 취조와 심문도 시대적 배경이 그런 경우 늘 등장하는 고문이 등장하지 않고 끝까지 언어로만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제된 언어로 쓰인 텍스트를 읽는 느낌. 보여주고 싶은 것만 오롯이 부각시킨 영화였다. 엊그제 본 영화 캐롤이 화려한 화보 속 에세이였다면 동주는 갱지로 된 원고지에 또박또박 써내려간 간결한 시.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들이 많지만 모르긴 몰라도 거의 대부분 영화속 주인공이 더 미남이고 미녀일텐데 이 영화만 그렇지 않다. 내가 처음 보는 강하늘이라는 배우는 윤동주의 실물을 따라가지 못한다.


마지막 즈음, 일본 고등형사 앞에서 이런 시대에 문학이나 하고 시나 쓰겠다고 했던 것이 부끄럽다던 시인. 당시 세상으로 나오지도 않았던 그의 시는 그 이후 수십년, 앞으로 영원히 세상을 변화시킬 거다. 보이지 않는 곳 각 사람의 마음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펜은 총보다 강하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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