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법원 제2호법정에서 최종 결정이 났다.
"기각"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우울감은 몰려온다.
대법원에서 바로 인덕원으로 갔다.
면회신청을 하고 막내가 반출하려는 물품 청구를 하고 면회시간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방송에서 막내의 번호와 내 이름을 부르면서 10분 먼저 면회하라고 한다. 순간 마음이 급해져서 허둥댔으나 면회하는데는 지장이 없었다. 그런 경우는 뭘까. 궁금했지만 물어볼 겨를 없이 나왔다. 면회소를 나와 반출품을 찾아보니 내가 넣어준 알랭드보통의 '불안'과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대법원에서 바로 가는 바람에 막내한테 넣어주려고 챙겨놓은 책은 촘스키와 장하진, 그외 몇 권의 책은 가져가지 못했다. 어쩌면, 인덕원으로 넣어주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한 두달 사이에 이감이 된다고 하니.
폭넓게 책 읽고 깊이 생각하라고 했다. 오십을 목전에 두고 2년을 갇혀 있다는 건 너무 큰 손실이지만 인생 후반전을 위해 사색하고 공부하고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나쁠 거 없다고 말해줬다.
막내 얘기로는 이제 매일 1회, 10분 면회할 수 있는 것도 끝났고 앞으로는 한 달에 4번 면회할 수 있을 거라고 한다. 나중에 들어보니 기결수는 그렇다고 한다. 이제는 미결수에서 기결수로...
일주일에 3, 4, 5일은 누군가가 와서 면회를 할 기회가 있었고 어쨌거나 사람들의 드나듦이 많은 곳에 있었다가 이제 상황이 바뀌고 있는 곳이 바뀌면 더 힘들어질 것 같아서 걱정이다. 그 안에서 어떤 사람들과 같이 있게 될런지. 누구라도 심성 착한 막내와 비교하면 거칠테고 그곳에 있는 스트레스가 클텐데. 면회나온 얼굴이 수척해 보여서 더 마음이 쓰인다.
알아보니 조기에 나올 희망은 없는 것 같다. 안에서나 밖에서나 그 세월을 견뎌야 한다.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시간을 잘 사용하는 수밖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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