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결수일 때는 매일 면회가 가능했고 전철로 갈 만해서 한달에 두 번 이상을 갔는데 기결수는 한달에 면회가 5번 뿐인데다가 거리가 멀어 쉽게 갈 수가 없다. 게다가 요즘은 내가 자유롭지도 못하고 휴가철이라 차도 밀리는데다가 지난번 면회 때 보니 한낮, 더운 시간에 면회를 하는 것이 땡볕에 더위에 나와야 하는고로 괴롭게 하는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한여름에는 아침 일찍 면회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면회일을 아직 정하지도 못하고 다녀온지는 한 달이 훌쩍 넘어가서 마음은 급하고... 오랜만에 교정본부에 들어가 인터넷 서신을 보냈다. A4 한 장 분량을 보낼 수 있다 하여 써놓은 편지의 중간중간을 잘라 A4 한장 분량의 서신을 보냈다. 언제나 받게 될까.
갇혀 있는 아이에게 마음아픈 얘기 하고 싶지 않았으나 지난번 면회를 다녀오면서 답답한 마음이 들었었다. 자식은 부모 마음 모른다 하지만 막내 자식은 특히 더 그런 모양이다. 아무래도 자극을 좀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아플까봐 지나간 얘기는 다 좋게 해석을 해서 들려줬는데 그게 꼭 잘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아빠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보지 않아 결국 모르겠지만 아빠가 바라는 바는 깨우쳐주고 싶었다.
동생이 고난의 길을 가든 말든 그건 동생이 스스로 선택한 일이니 이제는 말릴 생각도 의미도 없다는 걸 알지만 아빠의 뜻, 아빠의 마음은 알려주고 싶다. A4 용지 한 장으로 아빠의 마음을 전해줄 수는 없겠지만 우선 급한대로 서신으로 자극을 주었다. 정작 동생에게 자극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또 하나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의 기도, 나의 기도가 이미 이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