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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박선배


박선배가 다녀갔다. 영주권이 나와 다녀간게 6년 전이라는데 내 기억에는 2년쯤 되었나 싶었다. 그만큼 세월이 빠르다는 얘기고 그 느낌이라면 내 인생이 잘해야 10년도 남지 않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갈수록 속도가 빨라진다는 얘기는 참작하지 않아도.

한국에 들어온 날 오후에 만나 저녁을 먹었고 며칠 후 민 부부와 같이 만나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지난 주말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좋은 친구, 박선배가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생의 고비마다, 아니 교회생활의 고비마다 박선배가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한국에 온날 저녁은 내가 샀다. 이선배 부부, 김선배 부부, 나, 박선배, 김후배 부부가 모였고 추어탕, 내 단골집에 가서 먹고 근처 커피집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김선배 부부, 김후배 부부가 일이 있어 먼저 일어나 돌아갔고 그 후 대화는 진지해졌다. 삶을 나누는 이야기, 박선배의 우리들을 위한 권면, 서로를 위한 중보와 축복... 마음에 기쁨과 평화가 가득해졌다. 친구는, 만남은 이래야 하는데 우리끼리는 스쳐볼 뿐 따로 시간을 내지도, 이렇게 진지하게 나누지도 않는다. 그건 다른 선배에 대한 기대와 존경이 별로 없기 때문이겠지만.

다시 보내야 하는, 이제 또 언제 볼까 싶은 아쉬움이 컸다. 자기가 없어도 자주 이런 만남의 시간을 가지라는 권유와 부탁을 하는 박선배. 그러나 그런 만남은 박선배가 있어야만 분위기가 조성되고 가능하다는 걸 나는 안다.

친구가 인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아마 박선배가 미국으로 가지 않았다면 내 삶의 주변이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박선배는 돌아갔지만 그런 보석같은 사람,  발견하지 못해서 그렇지 주변에 많을 것이다. 아니, 많을 수는 없지만 한 둘은 있지 않을까. 아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찾기는 힘들거다. 그렇게 성숙한 사람은..

나이 먹으면서 외국여행에 대한 관심이 적어졌다. 이국적인 풍광, 역사, 삶.. 이제 그런건 그닥 관심도 없고 보고 온대도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치지도 않을테니. 그러나 친구들을 만나러 가고는 싶다. 독일로, 스페인으로, 미국으로. 내년에 별이아빠가 정년퇴직을 하면 후년쯤 박선배를 만나러 미국이나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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