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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컨디션 저조


충무로에서 몇 친구들 모여 송년회 하던 지난 목요일도 좀 힘들었다. 그 다음날인 금요일 이장네 송년회는 식사와 반주, 2차가 찻집이었는데 이미 힘든 상태라서 그랬는지 힘겹게 앉아 있었다. 다음날인 토요일, 일찍 나서 막내를 면회하고 돌아왔는데 도저히 광화문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광화문은 커녕 소파에 앉아 손가락 하나 까딱하고 싶지 않아..

다음날인 일요일, 오랜만에 파도와 점심먹기로 영.식.장례식장에서 만났을 때 미리 얘기가 되어있었건만 그럴 컨디션이 못되어 다음으로 미루고..

내가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가지 않는 경우가 이번이 처음인듯 싶다. 별이를 낳고 집안일과 별이 돌보기, 직장일 등 삼중으로 힘들었을 때 죽을 것 같이 몸살났던 그 이후 처음이었다.

이번에 아프면서 내 체질이 통증에 둔감하구나 다시 한번 느꼈다. 이 정도면 끙끙 앓고 몸져 눕는게 당연할텐데 그냥 꼼짝하기 싫을 뿐이고 관절마디가 시큰하고 열감이 살짝 있는 정도. 내 컨디션을 내가 잘 아니 스스로 조심하느라 일정을 미루기도 하고 포기도 했으나 통증은 커서는 아니었다.

통증에 무딘 게 체질적인 것 같다. 아빠도 병원에서 통증 없었다는 말을 믿지 않을 정도였는데 정작 아빠는 통증이 별로 없었고.. 나도 내가 통증에 둔하다는 걸 느낄 때가 가끔 있었다. 통증에 둔한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지나칠 수 있고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변할 수 있으니. 아빠가 그랬듯.

11월부터 확실히 피로가 누적되고 있었는데 광화문 집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던게 불을 당겼다. 거기에 슬금슬금 많아지는 독감 환자. 내과에서 올려보내는 독감환자 처치는 피곤해서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우리 팀에게 결정타였다. 평소 나만큼 건강한 25년차가 바로 독감 확진을 받았고 암병력 있는 샘도 비실비실. 나도 독감일까 염려했는데 검사받아보지는 않았으나 내 판단상 그냥 감기몸살인걸로..

지난 주말보다는 나으나 아직도 깨끗하지 않은데다가 독감환자는 여전히 올라오고 나는 처치하러 들어가야 한다. 걱정이 안될 수 없는.. 그나마 다행인건 독감환자는 입원을 시키지는 않는다는 거. 몇시간씩 머물다 갈 뿐인데도 여파는 크다.

모과돌배차를 요즘 병원에서 물대신 마시고 있다. 포장지에 고뿔차라고도 써있다. 더 자주 손씻고 따뜻한 차 많이 마시면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조심이라 말하기도 그렇지만.. 독감의 최전선에서 살얼음판 걷는 것 같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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