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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얏호, 득템~!

어제, 서점을 갈까 쇼핑을 갈까 망설이다가 해결못한 과제가 있어서 을지로에서 149번 버스를 타고 중계동 아울렛에 갔다. P님이 생일선물로 봄 옷을 하나 장만하라는 과제를 내주었는데 백화점, 아울렛 여러번 나갔다 와도 맘에 드는 것이 없고 맘에 들지 않는 것이 가격조차 비싸서 아직 미해결. 천상 외투는 포기하고 티셔츠, 남방이나 사던가 아니면 등산 티셔츠 바지나 사야겠다고 방향을 틀고 백화점 반대방향인 아울렛을 향했던 것.

딱히 뭘 살지 결정도 못하고 명품가방 아울렛, 보석코너, 스포츠코너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눈에 드는 것도 없고 배도 고파 또다시 다음으로 미루고 전철을 타러 오다가 세이브존에 잠깐 들렀는데 1층 행사코너에서 내 눈길을 확 잡는 옷이 하나 있었으니..

꽈배기 문양이 들어간 가디건, 조금 넉넉한 것을 갖고 싶어한 것이 벌써 몇 년 전부터였는데. 늘 내가 원하는 스타일에 꼭 맞는 것이 없었다. 며칠전에도 백화점 빈폴 매장에 갔더니 내가 원하는 디자인은 있는데 몸에 찰싹 붙는 가디건이라 망설임없이 돌아서 나왔다. 나는 몸에 꽉 맞는 옷을 좋아하지 않는데 찰싹 붙는, 게다가 가격이 착하기를 하나.

그런데 자켓 속에 디스플레이되어 있는 니트가 얌전해 보이고 꽈배기 문양이 들어 있어 포근해 보이는 것이 내 눈에 딱 띄였던 것. 지금 생각해보면 내 것이 되려고 그랬던 모양이다. 나는 한 눈에 맘에 드는 옷을 골라본 적이 없는데. 가격은 20만원에서 몇 천원 빠지는 건데 이월상품인지 행사중이라 118,000원이다. 색상은 곤색, 빨간색, 회색 세 가지인데 빨간색과 곤색이 다 맘에 든다. 55사이즈를 입으라는 점원 언니의 충고를 무시하고 좀 더 넉넉한 66사이즈로 두 장을 계산했다. 아, 세 장 다 살 걸 그랬나?

그러니까 나는 세이브존에서 쇼핑할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세이브존 1층 입구에서 맘에 드는 걸 보고 다른 데 들러보지도 않고 그냥 결제를 했다는 얘기. 살면서 이렇게 물건을 사 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결제를 하는데 포인트 카드를 묻기에 귀찮아서 그냥 없다고 했더니 행사중이라 선물을 준다면서 만들라고 한다. 카드야 있지. 내가 이곳에서 잘 안사니까 안갖고 다니는거지. 주민번호를 댔더니 쓴지가 오래라 정지 걸려 있다고. 고객센터 가서 정지 풀고 문화센터로 선물을 받으러 갔더니 세 가지 중 택일하란다. 일본접시, 바디용품, 휴지... 그릇은 지금 쌓여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다 내가 쓰는 것은 세트인데 서너개 받아야 짝도 안맞고 바디용품은 사놓은 것도 많은데다 여기저기서 자꾸 들어오니 그것도 쌓이는게 싫어서 덩치도 크고 무거운, 그러나 가장 쓸모있는 휴지를 선택했다.



전철을 타면 걷는 동선이 많아서 세이브존 앞에서 149번 버스를 타고 길음뉴타운에 내려 다시 버스를 환승, 집까지 낑낑대고 들고 왔다. 의지의 아.줌.마.

한 눈에 맘에 들어 산 것처럼 입을 때도 내내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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