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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일기

100615 - 별이 입대

2010. 6. 15 화 비교적 맑음. 돌발적 폭우가 12시 전후에 있었다.

하루가 엄청나게 길게 느껴진다.

평소랑 똑같이 일어났고 별이를 보내고 돌아와 사무실에 도착해서 한시간 남짓 지난 지금. 아무런 느낌도 없다. 분명히 보충대에 별이만 남겨두고 돌아왔건만 그랬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늘밤, 별이가 집에 돌아오지 않으면 실감이 날까. 우는 거 보기 싫어서 엄마 따라오기를 끝까지 거부한 별이를 그냥 그렇게 보낼 수 없어서 뒤따라 쫓아갔고 "엄마 도착했으니 볼 생각 있으면 연락해"라고 문자를 보냈다.

당연히 연락이 오고 서로 다른 곳에서 찾다가 어렵게 만나 사진도 찍고 포옹도 하고 등도 두드려주었다. 별이나 나나 그 시간이 없었다면 얼마나 섭섭했을까. 별이의 여자친구도 만났는데 함부로 말할 수도 없고 말할 필요도 없지만 괜찮아 보였다. 사려깊고 요즘 아이 같지 않게 예의바르고 나같지 않게 상냥한... 별이가 엄마 닮았다고 하는. 별이를 기쁘게도 아프게도 하는 여자친구.

별이 아빠는 어떨까. 셋이었던 가족이 둘만 남았을 때 집안 분위기는 어떻게 바뀌게 될까. 별이는 인성검사도 받고 신체검사도 다시 하고 보급품도 받고 잔뜩 긴장해 있겠지. 지금쯤 배가 많이 고플텐데...

하루 이틀 사흘쯤 지나서 집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때 그때서야 군대 왔구나 실감할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나나 별이나 다 정신없고 어리둥절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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