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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모처럼 가족여행 - 2

너무 늦은 첫 식사

3시 10분쯤에 안면터미널에 도착했으니 장보고 체크인하고 택시불러서 방포항에 갔을 때는 4시가 훨씬 지나서였을 것이다.


작년 안면꽃박람회 때 갔던 백사장항 횟집이 정말 맘에 들어서 거기에 가려고 생각했는데 펜션과 거리가 좀 있어서 제일 가까운 방포항에서 점심을 먹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했던 횟집으로 가서 회와 전복찜, 후레쉬를 시켰는데 배가 고픈 나머지 사진찍는 것도 잊어버렸다.  한참을 먹다보니 이런, 사진을 안찍었네.


(메인메뉴는 먹느라 못찍고 메인메뉴 나오기 전 사진만. -.-;;)

너무 늦은 아침겸 점심이라 먹으면서도 먹고 펜션으로 돌아가자마자 저녁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스러웠고 먹고 나서는 후회를 조금 했다. 백사장항으로 갈 것을.. 그때 먹은 간장게장 맛, 못잊어서.


꽃지해수욕장, 펜션으로


방포항으로 올 때는 택시를 타고 왔지만 가는 길은 소화도 시킬 겸 꽃지해수욕장 산책도 할 겸 걷기로 했다.

방포항에서 꽃다리를 건너면 바로 꽃지해수욕장. 할미바위 할아비바위가 있고 옆에 등대도 있고 주변에 사람도 많고..

작년 꽃박람회 때는 온통 안면도가 꽃밭이더니 올해엔 꽃이 별로 많지는 않고 꽃지 주변에 유채꽃이 심어져 있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사진찍는 사람들 틈에 우리도 몇 컷. 모래사장으로 내려가보니 여기저기 게구멍이 뽕뽕.


게구멍인줄 알고 찍었는데 찍고 보니게구멍이 아니라 하이힐 구멍이라는... 별이는 별 취미가 없으신 듯 빨리 펜션으로 가고 싶으신 듯, 여기서 뭐하느냐고 묻는다. "체험학습하는거야 이놈아~ 잘 따라와!! 너 이런거 봤어?"



바다를 보니 생각나는 노래 구절,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이요 그 깊은 바다속에 고요히 잠기면 무엇이 산 것이고 무엇이 죽었소'

물을 보면 사람은 둘로 나뉜단다. 물에 들어가는 사람, 물을 구경하는 사람. 우리는 물을 구경하는 사람들. -.- 적극적인 사람들,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물에 들어갈 것이고 우리같은 소극적이고 조용한 사람들은 구경을 하겠지. 물속을 텀벙거리고 돌아다니는 사람, 계절 상관없이 물 속에 아예 들어가 수영하는 사람들..

멀리 등대가 보인다.



오션캐슬까지 걸어가볼까 하다가 세상사 귀찮아하는 별이 때문에 그냥 펜션으로 걸어왔다. 느리적 느리적 둘러보며 여유있게 걸었지만 꽃지에서 펜션까지 바로 걸으면 20분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았다.

 

펜션에서 저녁식사

우리 배고플 때 저녁을 먹을 수 있으면 좋은데 야외 바베큐장에서, 또 펜션주인이 숯과 불판을 준비해줘야 하니 너무 늦게 먹게 되면 폐가 될 것 같아서 8시쯤에 불을 준비해달라고 하고 쌀을 씻어 밥을 앉히고 수저를 삶고 그릇을 씻고 야채를 씻어서 저녁준비를 했다.

8시, 펜션 뒷편에 있는 바베큐장으로 가보니 친구 몇몇이 가족과 함께 온 듯한 일행이 이미 드럼통으로 만든 불판위에 고기를 굽고 술을 돌리고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한쪽 테이블에 자리를 정하고 별이아빠가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인원수에서 밀리는 우리 가족

남자친구들끼리 가족과 함께 온 듯한 옆 팀의 가장들 나이가 나랑 비슷할 것 같다. 내친구들처럼 아이들이 중, 고등학생들이 많으니.. 특이한 건 아들이 하나도 없다는 것. 딸들이 나와서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사이사이 아빠들의 유머.. 보기 좋았다. 딸 키우는 재미가 어떤건지도 넘겨다 볼 수 있었고. 아, 우리는 어디서든 인원수에서부터 밀리는구나.

"별아, 너 동생을 몇 명 낳을 걸 그랬지?" 했더니 "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해." 한다. 키울 때는 편했는데 크고 나니 가끔씩 너무 조용하고 쓸쓸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끄럽게 해서 미안하다면서 술을 한 잔 주고 가는 옆 팀의 아빠들. 별이아빠하고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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