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8 월 맑았던듯..
주일밤에 문자가 한통 왔다.
"내일저녁8시30분에 성가대1실에서 클리닉첫수업이 시작됩니다"
교회 봄학기 문화센터에서 배우고 싶은 과정이 두 개 있었다.
발성클리닉과 기타.
발성클리닉은 월요일 밤, 기타는 목요일 밤.
고민하다가 일단 한 가지만 하기로 결정, 원서를 넣어두었는데 아무런 정보가 없어서 답답했다.
과연 내가 바라는 수업인지 아닌지, 어떤 사람들이 오는지, 어떻게 가르치는지 등등..
역시 아무런 정보도 없이 달랑 문자 한통으로 통보가 와서 일단 가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시간보다 빠르게 8시 10분 도착하니 아무도 없다.
시간이 다 되어서 자원봉사자인 듯한 사람들이 둘 오긴 했는데 안내를 전혀 해주지 않는다.
자원봉사자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간이 훨씬 지나서야 강사가 도착했고 수강생은 열 두 세명 정도 되는 듯했다.
강사는 99년부터 이 강의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처음 기다리면서 든 실망감을 조금은 상쇄해 주었다.
시간이 다 되어도 진행측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아 나는 입을 한 발은 내밀고 뿌루퉁해 있었는데
강의를 들으면서 마음이 풀렸다.
맨 앞자리 강사 눈앞에 앉는 이 적극성!!
서로 소개를 하고 배우러 온 동기, 목적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시작으로
발성의 기초 이론, 성대와 몸 구조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복식호흡하는 법을 배웠다.
여자들의 90%가 소프라노라는 얘기, 체형과 외모로 테너인지 베이스인지를 짐작하는 법도 들었다.
2, 30분 동안 실제로 소리를 내면서 소리내는 법을 배우는데
처음에 강사가 물어볼 때는 수강생 모두 음악활동 한 적이 없다고 하더니 소리를 내는데 보니 범상치가 않다.
어디서든 소리 한 번씩은 내 본 소리들이 나오는 거다.
아이고, 나만 망신스럽게 생겼다.
강사가 나 혼자 불러보라고 하는데 아 정말, 난감했지만 그냥 불렀다. -.-
좀 더 젊었을 때 이 수업에 들어왔으면 두번째 수업부터는 안갔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나이먹으면서 뻔뻔스러워진건지, 유들유들해진건지 계속 다니기로 마음먹었다.
얼굴에 철판까는 거지 뭐. 그래서 소리를 제대로 낼 수만 있다면야...
예상했던대로 당연하게도 부담스러운 수업이다. 남 앞에서 소리를 내고 노래를 해야 하므로.
몇 안되는 수강생들이 중도탈락없이 함께 끝까지 갔으면 좋겠는데... 워낙 부담스러운 수업이라 어떨지 모르겠다.
다들 각오는 하고 왔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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