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 옆에 있는 충무아트홀.
뮤지컬 오디션은 대극장 중극장 소극장 중에 소극장에서 했다.
파릇한 커플들이 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장내를 둘러보니 내나이 또래는 거의 없어 보였다. -.-;;
아, 이날이 성탄전야였단 말이지.. 성탄전야는 이렇게 커플끼리 데이또하는 날이었단 말이지..
잊고 살았던 내 불찰이었다.
같이 갔던 친구와는 썰렁한 기운이 돌아서 별 말도 없이 뮤지컬에만 집중했다.
아니, 머릿속으로는 이 친구와 온 것을 후회하면서..
소심 순진한 병태가 선아에게 불러준 노래의 가사가 너무 좋았고
인정받지 못하는 다복이의 찬희를 향한 사랑(동성애),
찬희가 죽은 후에야 겨우 부르는 다복이의 세레나데가 마음아팠다.
콘서트 같은 뮤지컬.
뮤지컬이 끝난 후 성탄전야라고 이벤트를 했다.
이날 객석의 많은 관객들이 처음 온 사람들이 아니었던 것 같다.
뮤지컬에 나오는 노래를 부르는 뽐내기 대회,
다섯 사람이 나와서 한 사람은 그 자리를 프로포즈를 위한 자리로 썼고
네 사람은 뮤지컬에 나오는 노래를 하나씩 불렀다.
그리고 그 중 두 사람을 뽑아서 기타를 상으로 줬는데, 기타 색깔이 참 예뻤다.
아, 나도 기타를 배울까나...
맘에 와 닿았던 병태가 선아에게 불러준 노래
돌고래
가끔씩니곁에 아무도 없을 때
깊은 밤 잠이 안올 때
수많은 사람들 속에 왠지 혼자라 느껴질 때
저 어두운 밤 하늘속에 작은 별들의 눈물이 보일 때
또 어두운 골목을 지나 혼자 집으로 돌아갈 때
날 기억해줘
네가 기쁠 땐 잠시 날 잊어도 돼
혼자이고 싶을 땐 혼자가 좋은 걸
네가 슬픈 땐 꼭 나를 찾아와줘
내가 곁에서 널 안고 울어줄께
조그만 유리창 너머 작은 별들의 눈물이 보일 때
또 어둡고 조그만 방이 너무 크게만 느껴질 때
날 기억해줘
다복이 찬희의 죽음 앞에서 부른 사랑의 세레나데
소중한 사람
알아요 나는 아니라는 걸
그대의 마음에 닿을 수 없다는 걸
가끔씩 나 자신조차 내가 초라하게 느껴지는데
어제는 아픈 그대 모습에
나의 마음이 부서졌어요
아무런 도움도 될 수 없는 사람
그게 나이니까요
난 아주 오래전부터
내가 어쩔 수 없는
그런 사랑을 한 거죠
하지만 나의 마음 깊은 곳에
영원히 그댈 담고 싶어요
어쩌면 난 나와 그대의 삶의 끝을 알 순 없죠
하지만 난 느껴요
지금 내가 부르는 이 노래만은
그대를 향한 내 마음이란 걸 알죠
얼마나 많은 날들을 아파해야 할까
늘 곁에서 바라보지만
이룰 수 없는 꿈만 꾸네요
어쩌면 난 나와 그대의 삶의 끝을 알 순 없죠
하지만 난 느껴요
지금 내가 부르는 이 노래만은
그대를 향한 내 마음이란 걸 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