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탓?!
친구들 만나 즐거웠던 금요일밤, 내가 또 까불었나부다. 한쪽 팔이 영 거북하다. 지난번에는 어깨가 아프더니 이번에는 팔뚝. 그래도 전보다는 낫다. 내성이 생긴 건가? 어깨가 아픈 이유를 깨닫고 내 한계를 인정하며 결심했었다. 더이상 까불지 않기로. 그랬는데 또 팔과 다리가 거북하도록 까불다니. 이건 음주 탓인가 아니면 만만해 보이는 그넘 탓인가. 당연히 음주탓이지. 지난 일을 깜빡잊어버리게 하는 음주탓.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뿐.
화평케 하는 자
어제, 화평케 하는 자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화평케 하는 자는 내가 바라는 나고, 내가 바라는 별이의 모습인데.. 과연 내가 화평케 하는 자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가. 화평케 하기는 커녕 작은 일에 삐지고 뒤끝 작렬하는 모습이 어떠한지 주변에 확실하게 보여줬다. 내자신이 사람의 마음을 잘 읽는다고 여기면서.내가 읽은 수가 다 맞다 해도 (애정남 표현에 의하면) 그것이 쇠고랑 찰 일도, 경찰이 출두할 일도 아니거늘... 상대방의 미흡한 모습은 그 사람의 몫이지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거늘... 발끈하는 내 모습이 부끄럽다. 공개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알아버린 내 스스로도 한심하기 그지 없는 일.
유치환의 바위란 시를 좋아했다. 희로에 움직이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처럼 그렇게 살고 싶었다. 이쯤에서 다시 나를 돌아보고 외유내강!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깍이는 대로
억 년 비정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 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