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탄예배
예배를 드리면서 성탄전야에 쓴 글을 후회했다. 성탄은 거리에, 쇼윈도우에, 경기의 부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알고 있는 사실을 잊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은 기분.. 상황은 변하기 어렵지만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상황이라도 기뻐하고 감사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렇게 살아야지.
2. 독일에서 온 친구
지난 여름에 만났던 친구 미경이, 빨라야 내 후년에나 나올 수 있을 거라 했는데 연로한 아빠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는 바람에 몇 달 만에 한국에 다시 나왔다. 30일 출국 전에 한 번 봐야하지 않겠냐는 연락을 받고 성탄절에 만나기로 했는데 친구는 가족과 점심을 해야하니 저녁이 좋겠다 하고 나는 저녁에 문상을 가야하니 점심이 좋겠다 하고..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서 다시 연락하기로 하고 말았다. 내일과 모레 밖에는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하나. 우리는 꼭 만나야 하는데...
3. 점심
대화인쇄사 송년회는 시간이 없어 못할 줄 알았는데 생각지 않게 점심 시간이 비는고로 중계동 정통중국요리집으로 향했다.^^
대화인쇄사는 P의 회사명. 그 회사는 직원도 없다. 직원같아 보이는 사람이 하나 있을 뿐. 그 사람에게 월급을 주지 않는 걸로 봐서는 그 사람은 직원이 아니란 얘기지? ㅎㅎ 그래도 대화인쇄사 송년회에는 P와 나, 남편, 아들넘이 시간을 내서 자리를 빛내주었다. 지난번 아들넘 생일에 갔던 중국식당보다 훨씬 서비스도 좋고 고급스러운 것이 맘에 들었는데 역시나, 맛도 좋고 가격도 비쌌다. 부가세도 따로 받고..-.-
아래층은 회식장소라 모르겠는데 우리가 있던 3층에는 가족단위로 온 손님이 많아서인지 먹고 바로 일어나 가더라. 가족끼리 오면 별로 할 말이 없는 모양이지? 우리는 누릉지탕과 팔보채를 시켜서 먹고 자장면과 볶음밥으로 마무리를 했는데 자장면은 P님과 아들넘이 나눠먹고 볶음밥은 우리 부부가 먹었다.
같이 먹다가 볶음밥에 자장을 비볐더니 남편이 숟가락을 놓는다. 자장을 비볐다고. 내가 더러운 것을 비빈 것도 아니고... 남들도 다 그렇게 먹더만 뭔 까탈인지. 흥!!
P님이 아들한테 묻는다. "니네 부모 원래 저러구 사니?"
그동안 감추어 왔던, 평소에 우리 사는 모습을 오늘 적나라하게 공개해 드렸다. ㅎㅎ
(계속)
' 주절주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 - 40년지기, 현 ... 08.12.29 (0) | 2009.01.02 |
---|---|
성탄절에...2 08.12.26 (0) | 2009.01.02 |
우족탕과 석류 08.12.25 (0) | 2009.01.02 |
아주 커다란 선물 (0) | 2008.12.22 |
아들 넘의 축구 사랑 (0) | 2008.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