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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일기

별이생일

 

 

늘, 별이를 낳았던 이맘때가 되면 스산하고 쓸쓸하고 외롭다새로운 생명이 탄생한 기억이라면 밝고 명랑하고 희망찬 느낌이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건 순전히 별이를 낳을 때 힘들게 낳아서일 것이다. 분만대기실의 그 공포감과 우울함, 나만 남겨진 듯한 외로움을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깨끗하게 잊지 못하는 모양이다.

 

별이아빠도 마침 휴가라 생일 전야를 함께 보냈다. 이른 저녁에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만나 방어회와 연어회를 뜨고 아이스크림케잌은 별이에게 카톡 기프팅을 보내 집에 오는 길에 바꿔오게 하고 집앞 마트에서 각1병의 술을 사다가.

 

딸 키우는 것도 재밌을까? 딸 키우는 친구들에게 부럽다고 말은 하지만 난 아들 낳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들은 든든하기도 하고 가끔씩 친구하면 되는데 딸은 늘 챙겨줘야 하고 늘 친구해줘야 하고 수시로 토닥거리고 싸워야 하니 내 성격상 아들이 낫다. 앞으로 사는동안 별이생각, 별이염려 하면서 살겠지만, 지금도 수시로 한심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지만 가끔씩은 든든하고 철든 것 같고... 그렇다. 둘 낳지 않아 다행이고 아들 낳아 다행이고.

 

돌이켜보면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했고 충분히 이해해주지 못했다. 어릴 때는 먹는 것으로 고문까지 했으니... 가끔씩 억지로 먹였던 그때, 첫돌 전후의 시기를 생각하면 후회막심하지만 오늘은 또 그 생각을 하다가 내 마음 편하자고 생각해낸 게 있다. 그래도 못먹이고 때린 고문보다는 과하게 먹인 고문이 낫겠지. 그래서 부모 둘다 작은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큼직하게, 멋지게 자랐겠지.. -.-;;

 

    

  

지난 시간들 생각하면서 후회가 많은데 아마 오랜 세월 흐른 후에도 지금 이시간을 후회할거다. 인생이 그런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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