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결과는 내가 예상했던대로였다.
MRI, 뇌혈류검사, 유전자검사, 치매검사..
퇴행성 증상이고 해마위축이 1, 2, 3, 4단계 중 2단계라 한다.
인지 저하, 판단력 저하, 치매 초기..
뭐, 80이 다 된 노인네가 그 정도야 정상이라 할 수 있는거지.
다만, 치매 수발하게 될까봐 극도로 겁내는 못된 딸을 둔 덕에 검사를 했을 뿐이고
호전되지는 않으나 약만 먹으면 진행이 더뎌서 그 딸의 수발을 받지 않아도 된다 하니까.
다행인거다. 딸이 있어서..
특진교수의 말을 들으면 노인네, 겁먹을 만하다.
영상 사진 속에 검정 부분을 뇌혈관 출혈이라고 하니, 지금도 피가 철철 흐르는 줄 알게 아닌가.
아는게 병이 되기도 할터라 병원을 나서면서 자세히 부가설명을 해줬다.
걱정할 것도 없고 달라질 것도 없고 약만 하루 두 번씩 꼭곡 챙겨먹으면 지금하고 다를 게 하나도 없다고.
병원에는 막내도 동행시켰다.
아빠가 병원에 계실 때 막내는 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셨지만
엄마가 다니는 서울대병원, 성모병원에는 앞으로 모시고 드나들어야 할테니까.
나 혼자 담당할 수는 없지. 나도 늙어가는데.
병원에서 태어나서 병원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는 시대.
메이저 병원에 거래 트고 든든하게 생각하는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