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에 걸쳐 병원통원이 끝났다. 찜찜했던 것들의 모든 결론을 듣고 나오니 두손 가득한 병원비 영수증들. 메이저병원이다보니 병원비가 비싸고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비율이 낮아져 내 부담이 커졌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직원할인 30%. 사실 직원할인 30%가 없다면 메이저병원까지 가지는 않았을거다. 중병도 아니고...
오늘 미리 준비한 초진기록지와 영수증들을 날짜별로 진료과별로 추려 스캔을 떠서 모두 보험금 청구를 했다. 인터넷으로 청구할 수 있어서 편한데다가 처리기간이 짧다. 별이아빠 보험사는 다음날 입금하던데 내 보험사는 어떨지 모르겠다. 30% 감면받고 실손으로 보상받으면 내가 감당하는 비용은 그다지 크지는 않다.
다음주말에는 별이아빠가 대장내시경 검사를 한다. 엄마가 병원에 가야 하는 날이 막내 항소심 판결이 나는 날이라 별이에게 할머니 모시고 병원에 가라 하고 나는 법원으로 가려고 한다. 그날, 별이도 진료받고 오라고 했다. 꽤 오래전부터 기침을 하는데 밤과 새벽에 더 한다. 브라질에 있는 동안은 눈 앞에 없으니 잊고 있었는데 돌아와서도 여전히 기침을... 전에는 왜 자꾸 기침하느냐 핀잔을 하고 넘어갔는데 이게 좀 걱정이 된다. 폐 쪽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건강염려증 맞다. 그러나 피똥누는 별이아빠와 기침하는 별이의 상태를 점검하는게 마음이 편할 거다. 그러고 나면 이제 병원하고 모르는 남처럼 살아야지.
실손보험을 들 때는 병원가는 거 싫어하는 내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냥 돈만 낭비하는게 아닐까 했는데 요즘은 들어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든든하다. 실손 혜택 안받는게 최상이지만 지금 상황은 내 예전의 모습과 다르니 앞으로 어찌 달라질런지.. 참, 여행자보험을 1년으로 들었는데 8개월 마치고 돌아오면 뭐 환급되는거 없나? 갑자기 생각나서 아까워지네.
책을 좀 찾아봐야겠다. 면역력과 항상성, 자생력에 관한 책. 자연치유력에 관한 믿음을 주는 책을 찾아보면 건강염려증을 벗어날 수 있을 거 같다. 내가 너무 병원쪽으로, 아픈 사람쪽으로 눈이 가 있어서... 아픈 사람을 보고 고통에 공감하고 함께 아파해주는 것도 좋지만 앞으로 간호 일을 할 내 입장에서는 조금은 냉정하고 객관적인 자세와 평정심을 유지하는 법을 배우는 게 더 나을 거다. 건강에 대한 염려도 또하나의 대책없는 욕망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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