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노후준비

 

오늘은 공인인증서로 드나드는 곳을 순례했다. 각 보험사를 돌아보고 생각난김에 국민연금공단에도 들어가봤다. 내가 그동안 부은 연금이 얼마인지 나중에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고객상담실에 질문도 하나 올리고, 돌아다니다보니 노후준비에 대한 진단을 하는 페이지가 나온다. 한 번 해보니 꽤 자세하게, 여러가지 각도에서 질문을 하고 진단을 하고 결과를 보여준다.

 

좀 야박하게 설문에 임한 후에 나온 진단서 총괄표 

 

 

 

너무 야박하게 답을 했나 싶어서 다시 한 번 보통으로 답을 하고 진단을 받아본 결과

 

 

 

총괄표 뿐 아니라 장문의 상세리포트가 나온다. 사회적 관계, 건강한 생활습관, 여가활동, 소득과 자산 등 부문별로 상세한 평가와 진단, 거기에 따르는 전략이 나오는데 꽤 괜찮다. 일테면, 자식과의 관계는 어떻다, 형제와의 관계는 어떻다, 이웃과의 관계는 어떻다, 친구와의 관계는 어떻다 등등. 그리고 조언이 나오고. 어디 전문적인 곳에 가서 상담받는 것보다 오히려 나은 것 같다. 전문적인 곳에 가서 상담할 때는 나와 동떨어진 것들도 많고 뭐라 답변해야 할지 모를 곤란한 질문이나 어려운 질문이 많은데 국민연금 홈피에서 묻는 것은 좀더 쉽고 실제적이고 경험을 묻는 것들이라..

 

나는 노후에 대해 많이 걱정하는 편은 아니다. 나보다 훨씬 부자이고 좋은 차에 좋은 집에 사는 친구들도 노후에 대한 걱정, 명퇴, 퇴직에 대한 염려가 많은데 그런 친구들에게 나는 "걱정마, 얼마든지 살 수 있어" 하고 말하는 사람이다. 수입이 감소하면 거기에 맞춰 살면 된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친구들에게 떠들어 댔으니까. 국가경제, 세계경제만 연착륙이 중요한게 아니라 내 개인, 내 가정의 경제도 연착륙하면 되는거다.

 

나는 노후를 위한 준비를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관심을 갖고 조금씩 준비를 해왔다. 그래놓고 구체적으로는 계산해보지도 않고 막연하게 늙어서 얼마든지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사회가 예상밖으로 흘러가고 개인연금도 기대와 다르다니 어쩔 수 없이 가난하게 살아야겠구나, 밥이야 굶지 않을테고 돈 안드는 방법을 찾아 노는 수밖에 없겠구나 각오하고 있었다.

 

그랬는데 이 진단을 보니 오, 힘이 난다! 야박하게 받은 진단도 중과 상인데 상세 리포트를 보면 중도 상에 가까운 점수라. 으하하하~ 보통으로 답을 하고 받은 진단은 여가활동만 중이고 나머지는 모두 상이래. 여가활동은 낮은 관심 적극적 여가유형이라고 나오는데 내가 늘 여가를 잘 보내고 있기 때문에 노후를 위한 여가를 따로 준비하지 않는다고 저렇게 나온 것이다. 그러니까 저건 중이라 해도 상과 다름없다는 내 판단. -.-

 

돈 많지 않아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고 늘 큰소리쳤는데 역시, 나는 늙어도 잘 살 수 있겠다.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별이 서포트인데... 그거야 뭐 되는만큼 해주면 되는 거고. 별이에게 짐이 안되도록 살면 되는거다. 별이도 우리에게 우리도 별이에게 짐되지 않고 각자의 인생을 잘 살아가면 되는거지. 이제 같이 늙어가며 친구처럼 가끔씩 만나면서 살면 되지 않겠나. 또 만나기 힘들더라도 브라질에 가서 사는 것이 더 행복하다면 보내줄 수 있지.

 

어쨌든 기분좋다. 룰루룰루~

 

 

 

노인간호에서 배운 한토막

 

하비거스트는 '노인들이란 일을 수행해 나가는 역할보다는 사회적 역할에 적합한 시기에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면서 노년기의 발달과제를 다음의 6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 신체적 힘과 건강 쇠퇴에 적응하기

. 은퇴와 수입감소에 적응하기

. 배우자 사별에 적응하기

. 동료 노인과의 관계 형성하기

. 사회적 역할에 융통성 있게 적응하기

. 만족스러운 주거환경으로 정비하기

 

 

네번째 항목, 동료 노인과의 관계 형성하기는 관계 유지하기로 바꾸는게 맞을 것 같다.

결국 노년기의 발달과제는 적응과 유지이다.

수용하고 적응하고 유지하는 것.

내가 노년기에 접어들면 저 여섯가지 발달과제를 잘 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