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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山深夜深客愁心

 

다시 또 실습 나가야 할 날이 돌아왔다.

금요일부터 주말에 풀 타임으로 병동으로 실습을 나가는데 이게 은근 스트레스다.

바쁘기는 하지만 한가한 때도 있고 힘들고 어렵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인데도 실습나가는 날이 부담된다. 나이가 있거니와 직원이 아니니 간호사들과 소모적인 감정낭비를 하는 것도 아닌데 뭔가 불편하고 부담스럽다.

 

지난 주에는 어느 환자의 바이탈을 재러 갔더니 그 환자가 그런다. - 나이는 아마 나보다 많았을걸. - 병동 로비에서 나를 봤는데 내가 수심 가득한 얼굴이더라고. 자기가 나름 사업도 하고 사람을 많이 만나봐서 사람 보는 눈이 좀 있는 편인데 수심가득해 보이는 내가 눈에 띄였다나?

 

허... 난 수심가득하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데. 무표정하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아마 병동에서 좀 무표정하게 있었을거다. 누군가와 눈 마주치지 않고서야 뭘 히쭉거리고 있겠는가. 얼굴이 편안해 보인다는 말을 주로 많이 듣는 사람인데 기분이 좀 나빴다.

 

생각해보니 이 직업(오너로든 직원으로든) 30년 세월동안 눈치를 보는 일이 거의 없었다. 일 자체가 스트레스 많은 일이어서 스트레스를 받기는 했어도 사람과 만나는 경우도 별로 없고 사람과 부딪히며 긴장 관계를 맺게 되는 경우도, 직장 생활 때도 직원들이나 상사들에게 눈치를 보는 일이 없었다. 일이 어려워도 생각하면 답이 나오는 일이었고 스트레스가 많아도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 어떤 상황도 풀어나갈 수 있었다. 아, 컴이 다운되거나 프로그램이 엉키는 경우 제외.

 

사무실인지 집인지, 때로는 집보다도 편하게 느껴지는 곳이 사무실이었는데 실습 병원에 나가보면 모르는 세계라. 물론 실습생에게 요구하는 것이 그닥 어려운 것은 아니고 알려주면 할 수 있는 일이기는 하나 간호 스테이션에서 자기들끼리 하는 말을 잘 못알아듣는 것도 스트레스다. 내집이 아닌 곳에 있는 느낌. 客인 느낌. 그래서 객수심이었나. -.-

 

1월말까지 빨리 시간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실습은 필요조건이니까 끝을 내야만 국시를 볼 자격이 생기니 회피할 수도 없다. 내가 직원으로 일할 때는 또 다를거다. 실습생이라는 신분이 참 불편하다. 게다가 매일 가는 실습생도 아니고 주말에만 가는 실습생이라니...

 

어휴,, 세어보니 아직도 8주를 더 가야 하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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