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별이가 돌아온다.
제대는남아 있지만 말년휴가를 보내고 들어가면 신고만 하고 나온다고 하니 사실상 말년휴가를 나온 오늘로 군 생활은 끝이 난 것이다.
별이가 군대 간 2010년이 내겐 참 힘든 시간이었다. 나는생각 많고 근심 많고 그리움도 많았던 그 해에 폭싹 늙었다. 별이가 군대간 것 외에도 내게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상황이 생겨서 그 해에는 정말 힘들었는데 한 해가 지나고 보니 걱정했던 것보다 별이가 잘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되었고 새로운 상황은 좋은 방향으로 잘 흘러가므로 다시 추스리고 원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0년에 늙어버린 얼굴은 다시 회복이 되질 않는다. -.-
그동안 바쁠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한가해서 잘 놀았는데 별이가 온다는 날이 가까워오면서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에 미리 장도 봐다가 반찬도 좀 만들고 애 옷이며 쓸 것들을 다 준비해 놓으려고 했는데 문상할 일도 생기고 예상하지 않았던 일정이 생기는 바람에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했다. 게다가 어제도 바빠서 야근하고..
날마다 놀면서 늦게 들어갈 때는 피곤한 걸 모르겠더니 일하느라 늦도록 앉아 있으려니 허리가 아프고 힘들다. 어제 12시가 다 되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갔더니 별이아빠가 마트에 다녀와서 별이가 좋아하는 돼지고기김치찌개와 닭도리탕을 해 놓았다. 별이 좋아하는 한라봉도 사다 놓고. 차칸 아빠..
바쁘지 않으면 아침에 오는 걸 보고 늦게 출근하고 싶었는데 일도 바쁜데다가 오늘 오후에나 집에 올 거라고 전화가 와서 평소처럼 출근했다. 뭐, 이제는 아주 온 거니까.
22개월, 근 2년여 동안 떨어져 지냈고 제 인생 중 최고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철이 들었을까? 어른이 되었을까? 궁금하다. 앞으로는 어른으로 대우해주어야지. 대우에 따라 자세도 달라질 것이니.
이제는 어른 셋이 살면서 다같이 친구처럼 지내고 싶다. 정말 부담없는 친구처럼.
건강하게 잘 마치고 돌아오게 해주신 신께 감사를.별이가 건강하기를 잘 되기를 마음으로 빌어준 모든 이웃과 친지들에게 감사를. 그리고 별이가 살도록 터전이 되어주고 공급해준 땅과 하늘과 바람과 물과 그외 모든 자연에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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