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마트에 장보러 갔다가 산딸기 파는 것이 보여서 한 팩 샀다. 어릴적에 몇 번 따먹어 본 기억이 나는 산딸기. 그 맛이 달콤했는지 시큼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오디나 산딸기 같은 걸 보면 꼭먹고 싶은 마음이 든다. 오디는 무진장 달았다고 기억하는데 그것을 나무에서 따먹은 것이 아니라 엄마가 그릇에 소복히 담아 숟가락으로 퍼 먹여준 기억이라 무진장 달았던 이유가 오디에 설탕을 뿌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나중에야 들었다.
사다가 살짝 물에 헹구어 그릇에 담으니 얼마 되지 않는다. 값은 살까말까 고민할 정도로 비쌌건만. 먹어보니 맛과 느낌이 어릴 때 따먹어 본 그 산딸기의 비슷했다. 작년에 먹은 오디도, 이번에 먹은 산딸기도 모두 달지 않았다. 맛에 실망하고는 그냥 내 추억 속 한 장면이라 그리움으로 남아 좋은 맛으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었구나 하고 결론을 내렸다.
일요일 저녁에 M 부부가 우리집에 왔다가 우연히 오디, 산딸기가 화제에 올랐다. 별이아빠와 M은 산골 출신이라 어려서 그런 것들을 많이 따 먹고 자란 사람들이고 나와 지현엄마는 서울에서 자란 사람들이라 그런 경험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나는 다행인지 한두 번 나무에서 따 먹어본 경험이 있지만. 지현엄마는 최근에야 오디, 산딸기를 먹어봤는데 하나도 달지 않았다면서 그것이 옛날이라고 달았을 리가 없다고 우기고 나는 예나 지금이나 맛은 비슷할텐데 단맛 음식이 없던 그 시절 입맛과 온통 단것 투성이, 맛있는 것 투성이인 오늘날 입맛이 달라져서 그렇게 느끼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M과 별이아빠는 자기들이 나무에서 직접 따먹은 그것은 정말 달았다고 말한다. 세 팀으로 나뉘어 한참을 옥신각신 우기고 있는데 M이 한마디 한다. 자기들이 나무에서 따먹던 열매는 이미 농익어서 떨어지기 직전의 것을 먹었던 것이고 우리가 먹어본 것들은 빨간 오디를 따서 유통과정에서 까맣게 익은 것이라 맛이 없는 거라고. 듣고보니 그 말이 맞을 것도 같다.그렇다면 언제고 산골짜기 나무에서 농익은 오디나 산딸기를 따먹고 그 말이 맞는지 확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렇게 달까? ㅎ
' 주절주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콧바람 - 이동갈비 (0) | 2011.05.30 |
---|---|
혼자 먹는 떡볶이 (0) | 2011.05.23 |
스캐너 구입 (0) | 2011.05.20 |
사랑은 늙지 않는다 (0) | 2011.05.19 |
귀신이 곡을... (0) | 2011.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