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 뮤직인마이하트
PMC 대학로 자유극장
★★★☆☆
정숙이와 같이 뮤직인마이하트를 보았다. 대학로 소극장이란 소극장은 다 섭렵해보리라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는데 어제 간 PMC 대학로 자유극장은 소극장 중 그런대로 시설이 좋은 편이었고 작지만 로비도 있고 깨끗했다. 소극장보다는 수준이 좀 더 높은 극장에서 하는 공연을 보고 싶다고 정숙이는 말했지만 극장의 수준과 공연작의 수준, 배우의 연기수준이 정비례하는 것만은 아니다. 며칠전에 관람한 우리동네를 공연한 나무와 물 소극장은 자유극장보다 좀 더 시설이 열악했지만 작품이랑 연기는 더 좋았으니까. 아, 작품이 더 좋았다는 건 순전히 내 수준에, 내 느낌에서 하는 평가이므로 주관적인 평가이다.
뮤직인마이하트는 지금 막 사랑을 시작하는 청춘남녀들이 보기에 딱 좋을 그런 뮤지컬이었다. 시나리오 작가 민아는 말하지 못하는 농아였고 배우출신의 연출가 재혁은 모두가 인정하는 훈남이었는데 함께 작업을 하면서 사랑을 느끼고 사랑하는 이들이 모두 그렇듯 갈등을 겪다가 끝내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는 전형적인 로맨틱한 뮤지컬이었다. 민아역을 맡은 배우는 예쁘기도 하고 노래도 잘했고 조연들의 연기와 유머도 재밌었다. 특히 남자배우들이 여장을 하고 나와연기하는 부분에서는 키크고 마른 배우의 다리가 어찌나 멋지던지 부럽더라는. ^^
남자 주인공 재혁은 정말 시나리오상으로도 실제로도 키크고 멋진 배우였는데 모든 것을 다 완벽하게 갖추기는 어려운 법, 노래 실력은 조금 떨어졌다. 뭐, 그래도 용서가 된다. 눈을 즐겁게 해주니까. ㅎ
뮤직인마이하트는 창작뮤지컬이라는데 여주인공을 농아로 설정한 것, 그리고 4명의 상상속 친구들을 설정한 것 등 일반적인 드라마 설정과는 좀 다른점이 독특하고 좋았다. 뒷부분, 배우들이 수화로 대화하는 것을 보면서는 아름답다는 느낌도 들었다. 뮤지컬이 끝나고 수요일은 프로포즈데이라나? 관객 중에 프로포즈하는 시간을 주는 모양이다. 생판 모르는 젊은 커플의 프로포즈 장면을 보게 되었는데.. 지들끼리 감격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뭐, 그때는 그런거지. 나도 그랬겠지. 살아봐라 하는 생각을 하며 보게 되더라.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