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 뉴씨저스패밀리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
소극장 블루는 몇 번 가봤지만 중극장 블랙은 처음이었는데 공연 관람하기 좋게 설계되었다. 역시 아트홀이었다. 뮤지컬을 보러 가기 전날 영우를 만나 맥주 한 잔을 나누고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렀을 때 영우가 로또복권을 두 장 사서 한 장은 내게 한 장은 자기가 가졌다. 나는 당첨이 되면 영우에게 반을 주겠다고 했고 깍쟁이 영우는 당첨이 되면 혼자 다 갖겠다고 했다. 뭐,그래도 할 수 없지. 로또는 영우가 사준거니까.
뉴 씨저스패밀리는 도시 변두리의 미용실을 배경으로 한 에피소드를 통해 사랑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미용실의 원장은 갈수록 손을 쓰는게 어려워지는 직업병으로 고생하지만 성실하고 남편에게 헌신적인 아내이고 원장의 남편 박치기는 이름처럼 단순한 성격의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면이 있는데다 대박을 꿈꾸는 사람이다. 외국에서 유학하고 왔다고 늘 떠벌이는 보기보다 순진하고 섬세하면서 믿음직한 미용실 남자직원 챨스, 찰스에게 호감을 보이는 보기엔 강해도 마음은 여린 미용실 단골손님 술집 마담, 미용사 자격증을 겨우 땄지만 경력이 없어 취직하지 못하다가 억지로 가리봉미용실에 새로 들어온 샤론리, 샤론리를 처음 본 순간부더 그녀를 좋아하는 중국집 철가방.
박치기가 복권 꿈을 꾸고난 후아내인 원장에게 번호를 알려주고 복권을 사라고 했는데 로또 추첨하는 날 티비를 보니 박치기가 불러준 번호랑 정확하게 일치하는게 아닌가. 복권 당첨의 기쁨에 모두들 한바탕 난리를 치뤘지만 원장은 사실 복권을 사지 않았고 박치기는 원장이 챨스와 바람이 나서 복권을 사고도 안샀다고 거짓말하는 것으로 믿고 갈등이 시작된다. 챨스와 술집 마담, 샤론리와 철가방의 러브라인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갈등의 끝은 박치기가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깨닫고 돌이켜 성실하게 열심히 살기로 결심, 미용일을 더이상 할 수 없는원장과 샤론리, 챨스, 박치기가 힘을 합해 다시 미용실을 일으켜 세우고 오랫동안 기다려왔지만 가지지 못했던 아기도 갖게 되었다.
어느날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미용실을 방문해서 생각지 않은 돈가방을 준다. 박치기가 로또번호를 원장에게 불러줄 때 미용실에 시주받으러 들렀던 중이 박치기가 불러준 번호의 로또를 샀고 그 복권이 당첨되어 은혜를 갚고자 당첨금의 일부를 가지고 온 것이다.
배우들이 티비나 영화에 많이 출현했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공연을 직접 보면서도 몰랐는데 나중에야 알았다. 어쩐지 함께 관람했던 병이가 티비에 나올 때보다 훨씬 말랐다는 등 얘기를 했던 것 같다. 박치기를 연기한 분은 노래도 잘하지만 기본 음성이 아주 좋았다. 다들 노래도 잘 하고 연기도 잘 하고공연장도 마음에 들고.. 이야기 전개도 탄탄해서 재밌게봤다. 5년전에 공연했던 토종 코믹뮤지컬이라고 하는데 웃기는 뮤지컬이라기보다는 생각하게 하는 뮤지컬, 마음에 여운을 남겨주는 뮤지컬이라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