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

장석조네 사람들




 


장석조네 사람들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원작 김소진/제작 극단 드림플레이/연출 김재연

 

입말과 사투리가 풍성하다는 광고에 혹해서 보기로 결정한 장석조네 사람들.

김소진의 연작소설을 연극화한 70, 80년대의 도시 변두리 빈민촌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한다. 장석조네 집의 위치는 대충 길음동, 미아리의 달동네라 하니 내 어린시절의 기억들과 많이 겹칠 듯한데 내가 본 내 어린시절의 기억보다는 더 많은 이야기들이 내 주위에 있었을 터 연극 역시 내가 어릴 때는 느끼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에피소드들이 많이 있었다.

함석지붕을 함께 이고 살아가는 아홉가족들이 빚어내는 일곱개의 에피소드. 그 시절 지방에서 상경하면 갈 곳은 도시의 변두리, 빈민촌. 당연히 그곳에는 팔도의 사람들이 모여살고 팔도의 사투리가 시끄럽고 각자의 사연들도 넘쳐난다. 안타깝고 쓸쓸하고 슬픈 사연들. 원작이 소설이라 등장인물이 많은데 연극은 그걸 일인다역으로 풀어냈다. 스토리에 대한 정보가 없이 본 연극이라선명하게 줄거리를 짚어가지는 못했지만 에피소드마다 삶의 모습들, 고단한 삶의 모습과 그 안에 흐르는 인생의 의미를 들려준다.

남루한 도시의 한 구석, 돌산에서 별이 총총한 밤에 아프게 나누는 대화. 그러나 그 장면은 내게 아름다움이었다. 별을 바라보는 사람들, 그리고 반짝이는 별과 떨어지는 별똥별의 아름다움.. 지금도 사람들은 이 시대의 사연과 아픔을 안고 살아가지만 지나간 아픔에 대해서는 그 고통은 모두 희미해지고 마음에 찍어놓은 영상만 아름답게 남는 모양이다.

그 시대를 어린시절로 보낸 사람으로서 많은 부분 공감하고 추억한다. 이 연극은 또 바랜 흑백사진을 영상으로 띄워줌으로 이야기의 전개를 도왔다. 인터미션 포함 세 시간이 조금 넘는 흔치 않은 긴 공연이었지만 지루하지는 않았고 한 번 더 본다면 그때는 이 연극을 더 잘, 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 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뮤직인마이하트  (0) 2011.02.10
우리동네  (0) 2011.02.07
이기동체육관  (0) 2011.01.31
뮤지컬 화랑  (0) 2011.01.20
신년음악회 (2011.1.11)  (0) 2011.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