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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일기

091204 - 인선이

2009. 12. 4 토 맑음

야근할 일도 없고 누굴 만날 일도 없고..

화요일 빼고는 한 주 내내 친구들과 만나서 술을 마셨으니

오늘은 퇴근길에 표지를인쇄소에 넘기고 오랜만에 걷기로 했다.

을지로 지하도를 주욱 걸어오는데 인선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결국 걷기는 포기하고 수유역으로 가서 인선이를 만나 오랜만에 아웃백에 갔다.

옆 좌석에 앉은 별이만한 남자애들 둘..

그걸 보면서 저 비용을 부모가 대느라고 허리가 휜다는 둥 인선이와 얘기를 했다.

립과 양파 튀김을 시키고 음료를 고르다가 맥주를 시키면서

인선이 하는 말이 평소에 술을 안마시는데 나만 만나면 맥주를 한 잔씩 하게 된다고 한다.

난 술 안마시는 친구들과는 술 안마시는데 왜 인선이랑은 그렇게 되었을까?

인선이가 맥주를 마시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요즘 성복이가 좀 덜 바빠졌다고 하더라면서 재성이와 영표 근황을 묻는다.

재성이도 가끔 카페에 들어오는 거 보니 잘 살고 있는 거 같고

영표도 네이트온 메신저에 가끔 출몰하는 거 보니 죽지는 않은 거 같다고 했더니

올해 가기 전에 한 번 넷이 만나자고 한다. 나야 괜찮지. 성복이 못본지가 언제더라..

다만 지켜질까는 모르겠다.

몇년만에 온 아웃백, 음식을 시켜놓고 둘이 카메라륻 꺼내들고 사진을 찍었다.

나는 블로그에 올리려고, 인선이는 싸이에 올리려고..ㅎㅎ



저녁먹고 집에 돌아오니 아홉시.

인선이 만날 때마다 늦게 들어오는 법은 없다.

저녁먹고 커피 한 잔 하고, 오늘 같으면 저녁먹는 곳에서 맥주까지 마셨으니

한 곳에서 해결하고 일찌감치 털고 일어난다.

우체국에서 나오는 비누 4개가 들어있는 박스를 4개를 포장해서 가지고 나왔다.

가끔씩 인선이가 챙겨주는 비누, 치약... 덕분에 잘 쓴다.

교회에서 내년에 아동부 부장 발령이 났다고 한다.

반사적으로 "잘됐네~" 하는 말이 내 입에서 나왔다.

잘 됐네 하고 간단하게 말할 일인지는 모르지만, 더 나이들면 일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법.

일하는 것도 다 때가 있으니까 시킬 때 열심히 하라고말했다.

갑자기 나는 뭐하고 있는가싶었다.

아, 나는 뭐하고 있는가.

인생에서 봉사하기 좋은 이 황금같은 시기를 나는 무엇을 하고 보내는가.

한 번 뿐인 인생, 다시 올 수 없는 이 시기에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이렇게 흘려보내는가.

나는 정말 옳은 판단을 했던 걸까. 내가 너무 교만했던 게 아닐까.

또 다시 밀려드는 생각들...

이렇게 생각없이, 하는 일 없이 살아서는 안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을 좀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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