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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일기

090912 - 집안일로 바쁜날

2009. 9. 12 토 비온 후 갬

어제밤 ★이놈이 자러들어가면서 깨우지 말라고 하기에

나도 핸드폰 소리 죽여놓고 늦잠자기로 작정을 했었다.

일어나는 시간이 되면 잠이 일단 깨진다. 그래도 다시 잠들었다가 일어나보니 8시 30분.

어제 마트에서 사온 일주일 동안의 식량을 준비했다.

10시 30분경, ★이 아빠를 깨워도 일어나지를 않는다.

도저히 배고픔을 참을 수 없어 혼자 토스트 해서 우유랑 먹고나니

★이가 일어나서 군만두 해주고 ★이 아빠도 깨워서 토스트 해주고...

하여튼 아침에 일어나서 일을 끝낸 시간이 ★이 아르바이트 갈 시간인 4시가 다 되어서야 끝났다.

도대체 뭐 해놓은 것도 없는데 하루종일 주방에 매달려 있었다니..

생각해보자, 뭘 했나.

고구마 씻어서 쪘고, 당근 일주일치 썰어놓고, 양배추랑 양파넣고 닭갈비 하고,

토마토 한상자 세보니 20개, 씻어서 모두 썰어서 락앤락에 넣어놓고,

아, 사과도 씻어서 닦아 냉장고에 넣어놓고, 두부 한 모 부쳐서 조리고, 호박 1개 썰어서 호박부침해놓고,

사이사이설겆이 하고.. 그것 뿐인데.

내가 일하는게 서툰건지 순서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오늘 두부조림이랑 호박전을 했더니 ★이 들랑달랑 잘 집어먹는다.

두부조림이 냉장고에 들어가면 맛이 없다면서.

매일 조금씩 따뜻하게 해 주면 잘 먹을텐데 그럴 시간도 없고 사실 정성도 부족하다.

네시에 ★이가 나가고 ★이 아빠는 한 시간 낮잠을 자는 사이에

나는 마당에 앉아 책을 읽었다. 유러피안 드림.

날씨도 까실까실하고 커피 한 잔 들고나가 마당 파라솔에 나앉아 책읽는 것이 참 좋았다.

아, 주택에 와서 맘에 드는 거 딱 하나!!

그랬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와서 자는 사람 깨워서 마트에 갔다.

할머니 추도식 장을 보는 것을 걱정하길래 같이 가자고 했더니 어제 우리 마트갈 때는 연락이 안되서 못가고

오늘 따로 갔다. 엄마는 미안해 했지만 우리야 뭐 바람쐬듯 나갔다 온 것.

마트에서 나오는데 옆 차선에 한나엄마차가 있었다.

나는 여자가 운전하고 차안에 사람이 많은 것만 봤는데 ★이 아빠 말이 한나엄마란다.

마트에서부터 같이 나왔었는데...

★이 아빠는 한나엄마차가 우회전해서 간 다음에야 얘기했는데

우리가 알고 아는척하면 한나엄마가 불편할까봐 그랬다고 한다. 한나엄마가 그런 생각 할 사람도 아닐텐데.

엄마는 한나엄마가 아직도 못마땅한데 나는 둘 다 못마땅하다. 고부간 갈등에 끼고 싶지도 않다.

알고 싶지도 않고 신경쓰고 싶지도 않고..

아, 이번 주말에는 책을 좀 읽고 싶었는데 오늘도 그냥 이렇게 하루가 갔다.

책도 제대로 못읽고 운동도 못하고...

내일은 한 권이라도끝을 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