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전어구이 사진이 없구나.
어제, 이장네 사람들과 왕십리에서 전어번개를 했다. 여섯이 모여서 구이 두 접시, 무침 두 접시, 2% 부족한 듯해서 회 1접시를 소맥과 함께. 끊임없이 먹다보니 나중에 더 배가 부르더라. 시끄럽고 정신없는 정말 먹기 위한 번개. 일년만에 또 그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서로 엎어져서 좋아 죽겠다 하는 모임 아니고 너무 멀어서 냉냉한 모임도 아니고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는 좋은 모임이다. 한달 후에는 바다낚시도 예정되어 있고 그 다음엔 몇몇이 제주도도 간다고 하는데 다 재밌게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전어를 먹고 난 후에 일어나서 작년에 갔던 커피와 맥주를 파는 아르쯔라는 곳으로 향했다. 가본 곳으로 가는 걸 편하게 여기는 나이. 8090 노래가 이어지는 아르쯔에서 작은 맥주 여섯병과 마른안주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10시가 조금 넘어서 그곳을 나왔다. 전철을 이용해서 평촌으로, 일산으로 돌아가는 참으로 바람직한 번개문화.
우리가 나눈 이야기는 유럽발 세계경제 위기와 우리나라 경제전망, 우리 세대의 복과 우리 자식 세대의 저주, 하나의 사실에 대한 개인적 시각과 사회적 시각.. 하하.. 쓰고 보니 거창한 거 같지만 실제적으로 날마다 느끼고 생각하는 고민들을 함께 이야기했다.
가끔씩 만나는 이 사람들이, 이 모임이 좋다.
(나중을 위해 로마님이 찍은 사진 업어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