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으로 밀린 숙제는 끝냈다.
지난 주간에 이어진 예상치 못한 약속들 덕분에 매일 읽어나가야 하는 양을 채우지 못해 밀려 있었는데, 이것이 하루에 반 정도를 읽지 못해도 한 시간씩 불어나다보니 시간으로 따지면 두 세시간 정도의 양이 밀렸다. 주말에 벌충을 했어야 했는데도 이래저래 읽을 시간을 내지 못해 이번 주로 고스란히 넘어온 상태. 월요일, 대권이와 막걸리 한 잔을 하고 집에 들어가서 2시간 꼼짝없이 읽고, 어제 화요일에는 8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그리고 오늘 아침 출근하자마자 1시간을 읽어서 밀린 숙제를 모두 마쳤다. 이제 남은 것은 오늘치 분량. 오늘 밤에 읽으면 되니 부담을 덜었다.
뭐든지 처음에 시작할 때는 잘 하다가 중간쯤 가면 지치는 법. 지난 주간이 중반을 찍고 넘어온 주간이었다. 물론 약속도 많긴 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고 볼 수는 없다. 다음주 토요일까지니 이제 열흘 남짓 남았다. 신약부분은 여러번 읽은 곳이라 힘들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소리내어 읽는 것이 훨씬 속도가 빠르다. 다른 책들과는 다를 수도 있겠다. 성경은 내용이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워서 눈으로 읽으려면 천천히 읽어야 하는데 소리를 내어 읽으니 이해가 빨라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다만, 작은 소리를 냄에도 불구하고 두, 세시간 계속 읽다보니 목소리가 쉬는 것이 단점이고 졸립지 않은 것은 또 장점. 시간에 쫓겨서 개요부분 강의를 듣지 못하고 읽고 있는데 레노바레 성경이라는 좋은 성경을 샀던 기억이 나서 집에 책장을 찾아보니 내가 원하는 개요와 시대 상황 등, 자세한 자료가 각 권 앞에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 다음에는 한 권 한 권, 공부하듯이 읽어보고 싶다.
며칠 전, M 부부와의 저녁식사 때 성경통독중이라고 얘기했더니 M이 그러더라. 성경 많이 읽는거 바람직하지 않다고. 목사들이나 많이 읽으면 되고 우리는 목사가 전하는 말만 들으면 된다고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덮어놓고 믿는 믿음.
내가 이번에 읽으면서 깨달은 것은 내가 성경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몇 번을 읽었는데도 처음인 것처럼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아마 쉬운 번역서를 선택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쉬운 번역이라 해도 어렵지 않은 건 아니지만 어려운 것보다는 쉬운 번역이 얼마나 나은가. 이걸 잘 알만한 교회쪽에서 쉬운 번역서를 권하면 좋을텐데 그런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이번에는 새번역으로 읽었으니 다음에는 현대어로 읽어볼까. 밧뜨! 50년을 살면서 두어 번 읽은 걸 생각해 보면 그 다음이 과연 언제가 될까.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