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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우연히 만나다

 

어제 아침에 잠깐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노원구 보건소에 들르기로 하고 9시에 맞춰 보건소에 갔다가 호스피스 교육을 받으러 가느라 다시 노원에서 전철을 타고 쌍문에서 내리는데 누군가 타면서 내 팔을 잡는거다. 쳐다보니 별이!!!

길에 다녀도 앞에 지나는 사람, 주변 상황에 대해 무심하게 지나치기 때문에 잘 못보는데 별이가 승강장으로 들어오는 전철 창을 통해 나를 먼저 본 모양이다. 어찌나 반갑던지. 그러면서도 '왜? 여기서?' 생각이 들어 물었더니 잠깐 내렸단다.

아침에 배가 아프다고, 설사한다고 하더니 학교가는 길에 또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들르느라 쌍문역에서 내린 거였다. 어제 탔던 칸은 내가 여간해서 타지 않는 칸이라.. 평소에 타는 칸에 탔더라면 서로 못보고 지나치고 말았을텐데 어떻게 그렇게 만났는지. 말도 없는 넘이 싱긋 웃으며 가는 것이, 제 딴에도 무지 반가웠나보다.

 

아주 오래전, 아마 20여년 가까이 오래 전에 지하철에서 지금은 미국에 있는 은미를 만난 적이 있었다. 2호선에서 우연히 만나 동대문운동장에 함께 내려 전철 구내에 있는 스낵코너인지 커피숍인지에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그때, 만난 건 꽤 오랜만이었는데 연락처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그때 만나서 연락처를 받아서 그 후로 연락이 된 것인지 자세한 기억은 선명하지 않고 전철 안에서 내 앞에 뒷모습을 보이고 서 있던 은미의 모습만 늘 기억에 생생하다.

 

몇년 전 원성이를 지하철에서 만났을 때도 참 신기하고 반가웠고 오가는 길이 비슷하고 시간대가 맞아서 지하철에서 가끔씩 만나게 되는 정훈이도, 볼 때마다 반갑고 혹시 탔나? 하고 두리번거리게 된다.

 

어쩌면 드라마에서처럼 아는 사람, 친구들과 살면서 얼마나 많이 비껴지나칠까. 살아온 세월이 길고 그동안 맺은 인연이 많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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