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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일기

110722 - 피로감의 이유


2011. 7. 22 금 흐림

얼마전 피로감이라는 제목으로 일기를 쓴 적이 있다. 좋은 친구들과 만나고 난 후에 왜 피로감이 생기는가.

나는 어제도 그 친구들을 만났고 또 한 번 피로감을 느끼면서 그 이유를 알아냈다. 적은 인원이 만날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대체로 많은 인원이 모이면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 그것은 전과 다른 모임 분위기 탓이었다.

어제는 분위기 좋은 카페에 갔었다. 친구들끼리 정원에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좋은 곳. 그곳에서 우리는 평소에 경멸해 마지 않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아마 우리가 아닌 타인의 입장으로 그곳에 갔었더라면 어제 우리 모습을 보고 맘껏 비난해 주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어제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이먹으면서 대화의 주제가 다양해지기도 하고 젊었을 때는 화제에 올리지 못했던 것까지 화제로 삼기도 하지만 요즘 모임 때마다 조금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주제로 그 순간 낄낄거릴 때는 잠시 즐거울 지는 몰라도 돌아서 나올 때는 피로하고 허탈하다. 나만 그런가? 다양한 화제 중의 하나로 삼는 것은 좋지만 그 화제에 집중, 집착하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인원이 적을 때는 적절하게 조절이 되거나 화제삼지 않던 것을 인원이 많을 때는 완전히 그 화제에만 몰입해 버린다. 오랜만에 반가운 친구들을 만나서 그런 대화만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고 남는게 없어서 허무하다. 자연스럽게 그 화제를 양념 정도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와서 피로감을 느끼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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