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입원 수속시 보호자 전화번호를 대라니 형 전화번호를 댄다. 보기에는 성인인 자녀가 있을법한데. 자녀는 없냐고 물으니 결혼을 안했다 한다. 초라한 행색에 싱글. 막내가 떠오른다. 내 동생도 나이들고 아파 병원이라도 가게 되면 내가 보호자가 될테고 저렇게 혼자 입원을 하겠구나.
입원한지 몇주가 지났는데도 찾아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마치 내동생 같아서 마음이 쓰인다.
2.
전에도 입원한 적이 있는 사람이 또 입원해서 어제 수술을 받았다. 사람이 순하거니와 조금 비굴하다 느껴지리만큼 겸손해서 기억에 남았던 사람인데..
통증에 민감한 사람인데다가 수술이 두려웠는지 그의 병실에 들어갈 때마다 운 흔적이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 그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인 것 같았고 수술할 때조차 보호자가 옆에 없었으니 아마도 부모 형제도 없거나 상황이 편치 않음이 분명해보였다.
수술 후에도 통증에 민감해서 다른 사람들 경우보다 더 아파했고 아픈걸 미안하게, 남자답지 못해서 부끄럽다 여기는 듯했다. 무통을 달고 있었고 진통제는 근육주사로 주었는데 계속 아파해서 조금 강한 진통제를 수액에 믹스해줬다.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해주고 이제는 서너시간 견디면 견딜만한 통증이 될거라고 이야기해주었다.
병원에서 보니 외로운 사람이 참 많다. 늙고 병들고 외로운 사람은 그럴 수 있겠다, 내 노후가 보이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비교적 젊은이들도 외로운 사람이 많다. 앞으로 추세는 점점 더 하겠지. 보호자 없이는 입원도 퇴원도 하기 어려운 현실이 어떻게든 바뀌어야 할거다. 제도는 그렇다 쳐도 외로운 마음은 어째야 하나.
출근하면 또 막내동생같은 두 사람이 눈에 들어올거다. 말한마디 더 걸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