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옥, 규혁, 선희, 나.. 넷이 공연을 보기로맞춰놓았는데 뗑깡쟁이 병이 덕에 별이아빠 표까지 털었다. 거절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딱 거절하면 그만이지만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병이의 청을 들어주게 된다. 그리고는 마음 속에 살짝 앙금을 남기고... 내 성격 탓이지. 하하 좀 더 구할 수 있으면 좋았을 것을..내년에는 최대한 동원해서 좀 많이 구해봐야겠다.
어쨌든 나는 행사의 의미에 충실하지는 못했어도 부끄럽지는 않았다. 뒷편에 앉아서 연주자를 세밀하게 볼 수 없어서 아쉬웠고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음향도 좋지 못했다. 아마도 음향담당하는 사람이 전문가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음향담당하는 사람은 같이 오지 않는건지.. 마이크를 끄고 켜는 타이밍도 못맞추는 바람에 소리가 안좋았고 평소만큼도 교회 음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것 같다.
나이먹을수록 클래식이 편안해지는 것은 주파수가 맞아서 듣기에 편해져서라고 어디선가 읽은 것 같은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아주 어려서는 아빠가 늘 클래식을 듣는 덕에 생활소음처럼 들어왔고 조금 커서는 교양인이 되고 싶은 마음에 의도적으로 클래식을 들었고 지금은 거슬리지 않으니까 듣게 되는데 갈수록 소리가 부드럽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인터미션 후에 연주된 곡 중 번스타인의 곡은 정통 클래식 곡과 비교했을 때 듣기에 확실히 덜 편하다. 마지막 곡 말람보는 작년 신년음악회 때도 연주했던 곡인데 그것도 그렇고... 그걸 보면 어쩌면 내 입장에서 클래식이 듣기 편하다는 것은 많이 들어서 익숙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많이 들은 것일수록 익숙하고 여러번 들어보지 못한 것은 귀에 걸리적거리는..
인터미션이 지나고 2부 공연이 시작되고서부터 나는 집중하지 못했는데 이유는 밖에서 친구들이 기다린다는 생각에.. 공연이 끝나고 약속장소로 갔더니 성호, 진수, 미영이 외에도 혜숙이도 와 있었고 진수가 곧 출국한다고 얘기했더니 정훈이도 야근하고 늦게 도착했다. 다섯 친구가 공연보고 다섯 친구가 약속장소에 도착해서 열 친구가 같이 늦은 저녁을 먹으며 수다를 떨었다. 참 기분 좋은 시간, 기분 좋은 친구들.. 친구들이 많이 온 이유는 아무래도 진수가곧 출국하니 진수를 보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선희는 거리가 멀어 좀 일찍 일어나고 남은 친구들 아홉은 11시 45분쯤 일어섰나. 저녁을 내가 산다고 했고 내가 사야만 했는데 진수가 계산해버렸다. -.-;; 서로 걱정해주고 보고싶어 하고 만나고싶어 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참 좋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내게 이런 친구들이 생길 줄은, 이런 즐거운 시간을 가끔씩 갖게 될 줄은상상도 못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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