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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사랑하고 싶은 시간


 

사랑하고 싶은 시간 What More Do I Want

 

드라마 / 이탈리아 / 120분

감독 / 실비오 솔디니

출연 / 알바 로르와처, 피에르프란체스코 파비노, 주세페 바티스톤, 테레사 사포난젤로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예술영화프리미어페스티벌 중이다. 사랑하고 싶은 시간은 그 행사 작품 중 하나.

대출받아 산 집 때문에 피임을 하고 여행 한 번 제대로 다녀오지 못하는 팍팍한 일상을 살고 있는 안나와 마찬가지로 생활비와 두 아이의 양육비에 쪼들리며 살아가는도메니코가 우연히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매주 수요일 도메니코가 수영장에 가는 시간을 이용해 만나서 사랑을 나누는 그들의 위태로운 만남은 결국 서로의 가족에게 발각되고 간절히 서로를 원하는 두 사람은 함께 여행을 떠나는데 돌아오는 날 도메니코가 화장실에 간 사이 안나는 혼자 기차를 타고 그가 선물로 사 준 귀걸이를 기차에 빼놓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처음 도메니코를 만나는 날의 떨림과 사랑하면서 빚어지는 갈등, 도메니코를 사랑하지만 한편으로 드는 죄책감이 섬세하게 묘사되고 경제적 여유가 없는 도메니코, 안나의 일상과 행복한 여행지에서조차도 여행경비 걱정을 하는 남루한 연인의 모습은 현실적이었다. 너무 현실적이고 정직한 영화라 그것이 불륜을 다룬 것이라 해도 보는 내내 공감했고 마음이 불편하지 않았다.

이탈리아의 가족관계도 한국의 그것과 너무나 비숫해 보였다. 결혼한 자녀의 자녀양육에 부모들이 도움을 주고 부부싸움에도 개입하는 것을 보면. 남자의 처자에 대한 의무도 한국 남자 못지않게 무겁게 느껴졌다.

결국 영화의 끝은 안나가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맺었는데 그것도 공감이 간다. 너무 늦게 만난사랑, 때를 못맞춘 사랑은 허무했다.

언젠가 했던 김수현 원작의 티비 드라마, 내남자의 여자를 본 적이 있다. 그 드라마를 보고 너무 우울해져서 다시는 드라마를 보지 않겠노라고 다짐을 했고 지금까지는 그래 왔다. 여자인터넷 마이클럽에 이런 글을 쓰면 욕을 바가지로 먹겠지만 나는 불륜에 좀 너그러운 것 같다. 아니 불륜 뿐 아니라 이단자에게, 이반에게.. (내 자신이 이단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물론 어떻게 상황을 끌고 가느냐가 중요하겠지만. 음모가 아니라면... 사랑은 교통사고 같은 거니까.

그 불륜이야기 중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라면 메디슨카운티의 다리를 꼽겠다. 나는 영화는 보지 못하고 책으로만 읽었는데 그것도 세월이 오래 흘러서 스토리를 소상하게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참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그런 사랑이라면 해 볼만 하다고 마음속에 남아 있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서...

영화 초반에 안나의 남편의 대사중에 이런 것이 있었다. "긴 기억을 잊는데 잠깐일 수도 있고 잠깐의 기억을 잊는데 오랜 세월이 걸릴 수도 있다." 그 대사를 스쳐 들으면서 이것이 이 영화의 키워드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내 예감이 맞았다. 정확한 표현을 알고 싶었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영화광고 어디에도 예고편 동영상에도나오지 않는다. 정말 그 대사에 심하게 공감한다. 안나는, 도메니코는 잠깐의 기억을 잊는데 오랜 세월이 걸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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