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23 금 흐리고 비조금
9시 30분부터 수료식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한다고 했다. 9시부터 사단카페에 들어가고 씨박스 홈피에 들어가 방송을 볼 수 있도록 설치하고 두근두근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9시 30분이 되니 수료식이 시작되는데 영상의 크기가 작아서 얼굴을 알아볼 수가 없다. 영상을 키우면 해상도가 낮아서 안보이고... 골고루 다 비출 수도 없을테고 비추고 지나가도 제대로 알아보기는 어렵겠다. 별이 같은 아이를 두어 번 봤는데 확신은 없다. 나중에 동영상을 올려주면 다시 찬찬히 봐야지.
수료식이 끝나고 군인으로서 각오를 외치는 의식이 있는데 그 동영상을 보여줬다. 별이는 220명이 채 안되는 인원에서 209번. 거의 뒷부분이라 기다리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았다. 지난번 여자친구에게 보내는 영상편지에 별이가 씩씩하지도 않고 울먹거릴 듯한 모습으로 영상편지를 쓴 걸 봐서 내심 걱정스럽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보고 있었는데 그 염려를 한번에 걷어치울 수 있도록 나름 씩씩하게 잘 했다. 그런데 문제는... 마지막에 부모님 사랑합니다!! 로 끝내 버렸다는 것. 아, 정이가 보고 있을텐데, 섭섭해 할텐데 어쩌나 하는 생각에 화면에서 사라져간 별이를 잡아 끌어내오고 싶을 정도였다. 아마 영상편지 찍고 본인도 맘에 안들어서 작정을 하고 잘 해보려고 하다가 긴장해서 정이야 사랑한다!! 그 말을 잊은 듯하다.
정이에게 문자보내서 위로하고 이해하라고 얘기했지만 나라도 무진장 속상했을 것이다. 아, 참... 자식 키우는게 이런 건가. 연세 있는 분들, 며느리한테 잘 하는 이유가 아들한테 바가지 긁을까봐라고 하더니 그 말, 이해가 갔다. 이제 자대 배치받아 가면 통화는 할 수 있을텐데 전화에 대고 섭섭한 얘기 해대면 갇혀있는 놈은 또 얼마나 힘이 들까. 자식이 애물단지이고 나 눈감을 때까지 걱정거리라더니 상상도 못했던 별의별 일이 다 걱정거리가 되는구나.. 에휴, 오늘 대부분 전화가 온다는데 통화나 잘 했으면 좋겠다.
훈련소 때가 편하지, 이제 자대배치받으면 완전 쫄병에 환경 바뀌어서 당분간 긴장, 초긴장이라던데. 빨리 시간이 흘러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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