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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조개 조개 조개

며칠 전 조선일보에서 한 면을 다 조개 사진에 할애를 했다.

조개의 계절이란다.

내가 기억하는 조개의 기막힌!! 맛은 조개구이인데

어렸을 때, 아마도 다섯살? 여섯살? 즈음에태안에 있는 외가집에 갔을 때

외삼촌이 화덕에 조개를 구워서 먹여준 조개의 맛을 내 평생 잊지를 못한다.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조개사진이 나온 이후

매일매일 조개가 먹고 싶었다.

소래나 오이도는 가기에 엄두도 안나고

고민하다 보니 송천후배들이랑 두 세 번 갔던 조개찜집이 생각났다.

누구랑 먹으러 가냐.

남편은 회는 좋아하지만 게 종류는 안좋아하는데...

카페에 한 줄 올려서 누가 같이 가겠다고 하면 같이 갈까?

사인사색을 집합시켜볼까? 고민을 하는데

아, 정말 조개가 먹고 싶어 죽겠는거라.

혹시나 하고 남편한테 물어봤더니 좀 시큰둥하길래

5월 9일 결혼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해 조개찜을 먹어야만 하겠다고 했더니 갈 의향이 있는 듯하였다.

밤새 아르바이트 하고 수원축구경기장에 갔다가 7시경에 저녁예배 드리겠다는 아들넘이랑

예배끝나고 밤에 가서 먹어야지 생각했다.

남편이랑 교회에 가서 아들넘을 만나 예배를 드리는데

8시 20분쯤이면 충분히 끝날 예배가

가정의 달이라 강사를 초청해서 특별한 행사로 진행하는 바람에 9시가 넘어서 끝이 났다. ㅠㅠ

이제 가도 문닫을 시간일텐데...

그래도 미련을 못버리고 남편에게 그쪽으로 가보자고 했다. 문닫았으면 돌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갔더니 새벽 1시까지 한다는 거라.(술집이라는거지~)주차장도 바로 옆에 있고. ^^V

들어가서 조개찜 큰 걸로 시켰더니 아들넘이 소주 한 잔 같이 안해? 이런다. -.-

나 : 소주? 뭘로?

아들 : 후레쉬

나 : (소주의 종류를 다 알다니... 할 말 없음.)

아들이랑 나랑 둘이 소주를 나눠 마시면서 술취하지 않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자~자~ 빈 속에 술을 마시면 술이 취하니까 절대로 빈 속에 마시면 안돼~

그리고 원샷을 하면 술 취하니까 꼭 두 번에 나눠서 마셔라.

엄마처럼 너 대 여섯번에 나눠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그렇게 하긴 어렵겠지?.

처음 먹는 조개찜, 두 남자의 반응이 염려스러웠는데 다행히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좀 먹으니까 느끼하다네.. (나두)

조개국물에 칼국수 사리를 넣어서 배가 빵빵해지도록 먹고

소주는 내가석잔 마시고 나머지는 아들넘이 마셨는데 한 잔은 남겼다.

아마도 엄마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한 작전인 듯했다. ㅎㅎ

아들넘이 아무리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고 해도 잘 따라나서지를 않는데

어제는 모처럼 같이 먹어서 좋았고 (맛있는 거 둘이만 먹는 아픈 마음을 아들넘은 모를거야..)

먹고싶어서 벼르던 조개를 끝끝내 먹어서 소원을 풀었다.

역쉬 미아리 출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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