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넘 수원으로 축구보러 가야한다고 해서 아침 일찍 아들넘이랑 교회에 다녀와 수원으로 보내고 집에 혼자 앉아있자니 백팔가지 번뇌로 속이 시끄럽다.
속이 시끄러울 때는 걷는 게 최고야. 까페 뒤져보니 눈길 걷기 번개가 있다. 삼사년 전까지 활동하고 전혀 활동을 하지 않아서 아는 사람은 없지만 용기를 내어 번개에 나갔다.
한성대역에 내려서 동구여상 쪽으로 오르는 길은 정말 가파랐다. 정릉에 들어가서 숲 해설도, 능 해설도 듣고 정릉 한바퀴(2.5km) 돌고 다시 혜화동 쪽으로 북악스카이웨이길, 서울성곽 두루 돌아서 삼청공원까지 가기로 했는데 해설을 듣는 바람에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서 삼청공원까지 가지 않고 내려왔다.
걸었던 곳은 정릉, 북악스카이웨이, 서울 성곽, 내려오는 길에 길상사를 들러서 안국역쪽, 종로 쪽으로 내려 왔는데 도대체 어떻게 걸었는지 순서가 어떤지 모르겠고 다시 혼자 걷는다면 걸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왜 이렇게 방향치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 나중에 혼자서 더듬어 가봐야겠다, 그러면 내 길이 되겠지.
동호회원들과 숲, 릉해설 듣기
때 아니게 핀 개나리
동구여상에서 정릉 가는 길에
스카이웨이길
길상사의 석가모니불상(맞나?)
보통 다른 절에서 보는 불상은 대개 통통한데 이 불상은 날씬해서 특이하다 생각했더니만 깃발을 든 동호회원 하는 말이 이 불상을 조각한 사람이 꽤 유명한 조각가인데 가톨릭신자라고 한다. 아하, 그래서 그렇구나~!
처음 만난 사람들이긴 하지만 간단한 저녁식사 뒤풀이에 참석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부고가 날아들어서 내려오는 길에 있는 안국역에서 혼자 헤어졌다. 눈길 걷기 번개였지만 걷는 내내 눈이 오지 않았는데 안국역에 들어갈 때 쯤 눈이 오기 시작했다. 동호회원들 뒤풀이 끝나고 날 즈음에는 눈이 펑펑 쏟아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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