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주일 아침 10시 30분쯤 비가 꽤 내리고 있었지만 베낭에 물, 뼈로가는칼슘두유, 카메라를 담아서 집을 나섰다, 우산을 받고.
지난 주말 시조카 결혼을 시작으로 한 주 내내 저녁을 잘 먹고 다녔다. 운동도 못하고. 몸이 무거워지는 것 같아서 좀 길게 걷고 싶어서 동네 공원이 아닌 중랑천까지 나갔다. 지하철을 타고 두 정거장, 노원에 내려서 창동교를 향했다. 창동교에서 중랑천으로 진입하면서 보니 건너편 도로변의 은행나무가 예쁘다. 나무만 단풍이 드는게 아니다, 풀도 단풍이 든다.^^
창동교에서 걷기 시작.
오리를 보니 내 발이 시리다.
지금 내 컴퓨터는 많이 어두워서 아래 사진이 어떻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내가 보는 것보다는 친구들이 보는 것이 좀 밝겠지? 내가 찍은 모습은 이보다 밝았는데..
아래 공원까지는 창동교에서 한 시간, 정확히 50분 정도 걸린다. 집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나왔더니 화장실에 가고 싶더라. 방광 터질까봐-.- 걱정하면서 걷는 길은 왜 그렇게 진도가 안나가던지..
중랑천 갈 때마다 들르는 묵동공원. 이곳에 화장실이 있으므로..^^ 공원이 참 예쁘다. 카메라는 내가 보는 것을 다 담지 못한다.
길 끝에 있는 하얀 건물이 내가 그토록 가고싶어했던 화/장/실/
이곳 화장실이 참 깨끗하다. 사람이 들어가면 등이 켜지고 계도성 안내 멘트가 나오고 그 후에는 한국가곡이나 세미클래식이 흐른다. 짧게 걸을 때는 화장실에 들렀다가 다시 창동교로 가지만 조금 더 걷기 위해서 계속 걸어 내려왔다. 편안한 맘으로 30여 분쯤 걸어가서 만난 아래 꽃밭은 정숙이네 꽃밭..
내 친구 정숙이의 집은 바로 이 사진 안에 있다. ㅎㅎ
배가 고파서 정숙이가 집에 있으면 같이 점심먹자 하려고 전화했더니 다른 곳에서 전화를 받는다. 싸가지고 간 건 달랑 두유 하나. 두유 먹고 나니 어찌나 춥던지... 되돌아오는 길은 바람을 안고 걸어서 많이 추웠다. 나는 운동으로 오래 걷는 걸 좋아한다. 남편은 오래 걷는 것을 싫어한다. 나는 등산도 좀 덜 힘들게 긴 시간 하는 걸 좋아하는데 남편은 가파른 산을 빨리 올라갔다 내려오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어제 나는 내 스타일로 중랑천을 걸으러 나왔고 남편은 불암산을 올라갔다 왔다. 얼마나 바람직한 모습이냐. 서로 자기 뜻을 강요하지 않고 각자 혼자서도 잘 노니..^^;;
비도 좀 오고 흐린 날은 걷기에 좋은 날이다. 자외선이 덜할테니까. 상계동 거리거리 가로수마다 단풍이 들었고 비와 함께 잎도 지고 있었다. 비가 오락가락 해서 우산을 접었다 폈다 하면서 걸은 중랑천 길. 벌써 손이 시리다. 다음부터는 장갑을 껴야겠다.
(만추, 언제까지 울궈먹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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